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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①김주현이 말한 '금산분리'는?

  • 2022.06.13(월) 16:47

김주현 금융위원장, 금산분리 규제 완화 시사
엄격히 지켜져 온 금융-산업자본 분리
빅테크, 금융업 진출로 '역차별 '논란

금융권이 술렁입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언급하면서 입니다. 

금산분리 규제란 무엇이길래 금융권이 김주현 후보자의 발언에 주목할는 것일까요?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된다면 어떤 변화가 따라올까요? 이를 짚어봅니다.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금산분리 규제란

금산분리란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말합니다. 쉽게 얘기해서 금융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회사가 제조업 등 비금융회사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제조업 등 비금융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영위하는 회사가 은행을 자회사로 두지 못하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같은 규제가 도입된 배경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핵심은 비금융 기업이 금융회사를 보유한다면 자금조달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지니게 된다는 점을 규제하기 위함입니다.

금융회사의 경우 고객과 채권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사업을 영위하죠. 그만큼 자본을 조달하기가 쉬운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모은 자본을 금융회사를 소유한 비금융기업이 가져다 쓴다면 자본을 조달하는데 있어서 상당히 쉽겠죠.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지 않은 회사의 경우에는 경영능력을 시장에서 좋게 평가받아야만 자금조달이 수월 할텐데(주식, 회사채 등이 좋은 예가 될 듯 합니다) 이같은 자본조달 방법에서 발생하는 차별을 막기 위해 금산분리가 도입된 겁니다. 쉽게 말해 '기업의 사금고화'를 막기 위한 수단이라는 얘기입니다. 

아울러 비금융기업이 금융회사를 소유해 자본을 쉽게 가져다 쓸 경우 사업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투자 등으로 이어져 회사 전체의 부실가능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규제의 이유입니다.

비금융회사가 부실이 날 경우 지배하고 있는 금융회사로 부실이 전이될 텐데 이 경우 금융회사에 자금을 예치한 일반 금융소비자, 투자자 등에게 부실이 전이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행 등 금융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비금융기업을 자회사로 거느리게 될 경우에도 위와 같은 사례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에 은행은 비금융회사의 지분을 15%이상 보유할 수 없습니다. 보험사는 계열사의 지분 중 총 자산의 3% 이상을 보유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삼성, 한화는 금융회사가 있잖아?

금산분리를 원론적으로 이해했다면 의아한 부분이 있습니다. 국내를 대표하는 삼성그룹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회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화의 경우도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을 보유하고 있네요. 이들은 비금융회사인데 어떻게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걸까요?

일단 비금융기업이 아예 금융회사의 지분을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 보유할 수 있는 지분이 제한된다는 점이 있습니다. 은행의 경우 4%(지방은행은 15%)초과하는 지분을 가지고 있을 수 없습니다. 

보험사, 증권사등의 경우 은행만큼 까다로운 조건이 있는건 아니지만 △대주주 및 계열사와의 거래내역 공시 △대주주 및 계열사에 대한 금융감독 및 검사 강화 △대주주 및 주요출자자 자격요건(대주주적격성) △보유 자기계열사 주식 의결권행사 일부 제한 등의 조건이 붙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투명한 경영을 위해 많은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지 않았을 때 보다 자세하고 많은 정보를 알려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와 동시에 지주회사라는 개념도 짚어야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지주회사법이라는게 있습니다. 지주회사란 다른 사업은 하지 않고 자회사들의 지분을 보유해 지배하는 것을 사업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이 지주회사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금융산업 '만' 전문으로 하는 금융지주회사와 금융산업을 핵심사업으로 하지 않는 일반 지주회사 두가지입니다.

공정거래법에는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또 지배구조의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 있는 회사가 자회사의 지분 가치를 자산총액의 50%를 넘는 경우에는 지주회사로 꼭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가 '삼성'을 달고 있는 회사들을 한번에 '삼성그룹'이라고 부르지만 사실 삼성그룹은 존재하지 않는 회사입니다. 대신 삼성물산이 범 삼성계열사들의 지분을 자회사, 손자회사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단 삼성물산이 보유한 회사들의 지분가치가 자산총액의 50%를 넘어서지 않기 때문에 지주회사로 전환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시말해 삼성 지배구조 맨 꼭대기에 있는 삼성물산은 지주회사가 아니다 보니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의 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는 것입니다.

한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한화그룹이라는 회사가 있고 지주회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지주회사는 아닙니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 역시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둘 수 있는 겁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차증권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반대로 LG, SK, 롯데 등 대기업 집단들은 '지주회사'로 전환해 지배구조를 전환하면서 금융회사를 모두 매각한 전례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이 기업들의 이름이 붙어있는 SK증권의 주인은 SK그룹이 아닌 J&W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입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JKL파트너스, 롯데카드의 경우 MBK파트너스가 각각 최대주주입니다.

빅테크가 쏘아 올린 '공'

금산분리 원칙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때 적지 않은 국가에서 적용중이긴 하지만, 유독 우리나라가 가장 강력하게 적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역사도 오래됐습니다. 금산분리라는 원칙이 맨 처음 우리나라 법에 명시된 것이 1961년도라고 하니 벌써 60년이 넘게 적용중인 셈입니다.

이처럼 철통 같았던 금산분리의 원칙을 깬 것은 인터넷전문은행입니다. 지난 2015년 금융당국은 핀테크의 대두와 함께 우리나라 금융발전을 위해 IT회사가 주도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은행을 설립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IT회사 주도라는 것은 그 회사의 대주주가 IT기업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비금융기업은 은행의 지분을 4%이상 소유할 수 없도록 돼 있었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다 하더라도 IT기업이 중심이 될 수 없었다는 얘깁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이라는 새로운 법을 만듭니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IT기업일 경우 은행의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 굳건했던 금산분리의 원칙이 깨지기 시작한 겁니다. 

이와 동시에 금융과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융합하면서 IT기업을 중심으로 금융업의 진출도 빨라졌습니다. 카카오는 은행, 증권사에 이어 곧 보험사까지 출범시킬 예정입니다. 

네이버의 경우 네이버파이낸셜이라는 회사를 세워 직·간접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고 있습니다.▷관련기사 : 손 안대고 코풀기?…네이버파이낸셜의 큰 그림은 

유니콘 기업이 된 토스도 금융을 넘어 모빌리티로까지 판을 벌리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 '타다'에 올라탄 토스…모빌리티 영역도 접수

그런데 이들 기업들이 그동안 견고했던 금산분리 원칙을 완연히 무너뜨림은 물론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소위 '재벌'이라는 이름으로 금융업에 자유롭게 진출하지 못했던 비금융기업들과 달리 '테크'기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비금융사업에 진출을 간절히 원했지만 법에 막혀있는 반면 이들 빅테크 기업은 금융과 비금융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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