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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신환경 경영전략' 선언…패러다임 전환

  • 2022.09.15(목) 11:30

2050년 탄소중립 달성, RE100 가입
초저전력 기술 개발, 제품 에너지 효율 제고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삼성전자가 2050년 탄소중립을 골자로 하는 '신(新)환경경영전략'을 발표했다. 초저전력 반도체 개발, 오염물질 저감기술 등 혁신기술을 통해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등 경영의 패러다임을 친환경 경영으로 전환한다.

15일 삼성전자는 신환경경영전략을 공개하고 공정가스 저감, 폐전자제품 수거 및 재활용, 수자원 보존, 오염물질 최소화 등 환경경영 과제에 오는 2030년까지 총 7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비용을 제외한 수치다.

이번 신환경경영전략은 지난 1992년  환경 문제가 선택적 지출이 아닌 필수 투자라는 인식을 밝힌 '삼성 환경선언' 이후 30년 만에 발표하는 새로운 방향성이다. 삼성의 경영 패러다임을 친환경으로 전환하겠다는 큰 그림인 셈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기후 위기 극복과 순환 경제 구축은 기업, 정부, 시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우리 시대 최대의 도전"이라며 "삼성전자는 혁신 기술과 제품을 통해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친환경 생태계 구축을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2050년 직·간접 탄소중립 도전

삼성전자는 2050년 탄소 순배출을 제로화하는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는 제품 생산 과정과 사업장 연료 사용으로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Scope1)와 사업장 사용 전력, 스팀 등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간접적으로 발생하는 탄소(Scope2)를 모두 포함한 목표다. 2030년 DX부문부터 탄소중립을 우선 달성하고 DS부문을 포함한 전사는 2050년을 기본 목표로 최대한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

삼성전자는 2021년 기준 1700여만 톤의 탄소를 배출했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20억 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이다. 자동차 800만대 운행을 중단한 효과와 비슷하다. 삼성전자가 탄소중립을 달성하면 그만큼의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먼저 탄소 직접배출(Scope1) 감축을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한 탄소 배출 저감시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공정가스를 줄이기 위해 오는 2030년까지 공정가스 처리효율을 높이는 신기술을 개발하고 처리시설을 라인에 확충한다. 또 폐열 활용을 확대하고 전기열원 도입 등을 검토해 LNG(액화천연가스) 등 연료 사용도 줄일 예정이다.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에서 ‘Everyday Sustainability’ 전시를 통해 친환경 노력을 소개하는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RE100 가입…재생에너지 활용 늘린다

탄소 간접배출(Scope2)을 줄이기 위해서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RE100에 가입하고 2050년까지 사용 전력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RE100은 연간 100기가와트시(GWh) 이상 전력을 소비하는 기업들이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전력 사용을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캠페인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5년 내 모든 해외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서남아와 베트남은 2022년, 중남미 2025년, 동남아∙CIS∙아프리카는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미 재생에너지 목표를 달성한 미국, 중국, 유럽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체결하는 재생에너지공급계약(PPA)을 확대할 계획이다. DX 부문은 국내외 모두 2027년까지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을 추진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삼성전자는 작년 기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 제조기업이다. 삼성전자의 작년 전력 사용 규모는 25.8TWh(테라와트시)로 서울시 전체 가정용 전력 사용량(14.6TWh)의 1.76배 수준이다. 반도체부터 스마트폰, TV, 가전까지 전자산업의 전 영역에서 제품을 직접 생산하기 때문에 전력 수요가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계속 증설하고 있어 전력 사용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핵심 반도체사업장이 자리잡은 한국은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아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면서도 "이런 어려움과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탄소 감축이라는 전 지구적인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를 추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 제품 쓰면 지구 살린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초저전력 기술을 확보해 오는 2025년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되는 메모리의 전력 소비량을 대폭 절감한다. 또 제품 사용 단계에서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제품의 에너지 효율 제고에 기술적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탄소배출 저감에 동참하는 활동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스마트폰,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PC, 모니터 등 7대 전자제품의 대표 모델에 저전력 기술을 적용해, 2030년 전력소비량을 2019년 동일 성능 모델 대비 평균 30% 개선할 계획이다. 

원료부터 폐기∙재활용까지 전자제품의 모든 주기에 걸쳐 자원순환성을 높이는 프로젝트에도 돌입한다. 재활용 소재로 전자제품을 만들고 다 쓴 제품을 수거해 자원을 추출한 뒤 이를 다시 제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자원 순환 체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소재 재활용 기술과 제품 적용을 연구하는 조직인 '순환경제연구소'를 설립했다. 재활용 소재 개발, 폐기물 자원 추출 연구 등을 통해 제품의 모든 소재를 재활용 소재로 대체하는 것을 추진하는 조직이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부품에 재생레진 적용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2030년까지는 삼성전자가 수거한 모든 폐배터리에서 광물을 추출해 재활용하는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폐제품 수거 체계도 현재 50여개국에서 2030년 180여 개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반도체 공장 증설해도 물 취수량 안 늘린다

수자원 순환 활용에도 힘쓸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 국내 사업장에서는 '물 취수량 증가 제로화'를 추진한다. 반도체 라인 증설에 따라 반도체 사업장의 하루 취수 필요량은 2030년 현재의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용수 재이용을 최대한 늘려 이를 2021년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대기와 수질의 오염물질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대기 및 수질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신기술을 적용해 2040년부터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자연상태'로 처리해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자사의 기술력과 역량을 활용해 탄소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탄소 포집∙활용기술을 비롯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저감 기술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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