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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23km 르노 XM3 하이브리드…유럽인기 이어갈까

  • 2022.11.04(금) 14:02

[차알못시승기]
저속주행시 최대 75% 전기차 모드
가속력 부족하나 뛰어난 연비 강점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쿠페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M3 E-TECH 하이브리드'./사진=김동훈 기자

[부산=김동훈 기자] 아무 생각 없이 달렸는데, 연비를 보고 깜짝 놀랐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쿠페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M3 E-TECH(이테크) 하이브리드' 얘기다. 지난 3일 르노코리아의 미디어 시승 행사에 참가해 부산 기장군에서 울산 울주군까지 왕복 120km가량을 달려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자가 기록한 연비는 23.2km/l에 달했다.

많은 전기차, 하이브리드차량이 그렇듯 출발은 조용했다. 차량이 조용한 탓에 동해의 파도, 바람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였다. 어색하게 조용히 있던 동승자의 첫마디가 "조용한 게 전기차 같다"였다. XM3 하이브리드는 시속 50km 이하 구간에선 최대 75%까지 전기차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고 한다.

기장해운로를 달리는 첫 5km 도심 구간을 벗어나 14km 정도 되는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조용했던 차량은 내연기관 엔진 소리를 내면서 치고달리기 시작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쿠페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XM3 E-TECH 하이브리드'가 부산 도심을 달리고 있다. /사진=르노코리아차 제공

고성능 차량과 비교하면 가속하는 힘이 부족한 감도 있었다. XM3 하이브리드의 최고 출력은 86마력, 최대토크의 경우 13.9kgf·m 수준이다. 기아의 소형 SUV '더 뉴 셀토스'(최고출력 198마력, 최대토크 27.0kgf∙m)과 비교해도 힘이 약하다. 지난 7월에 더 뉴 셀토스를 시승한 경험이 있어 차이를 더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울산 시내에 들어선 뒤엔 'B-모드'를 써봤다. 가속 페달(엑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면 엔진 브레이크와 유사한 감속과 함께 배터리 충전이 이뤄지는 것이다. 엑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뗄 때마다 차량은 브레이크를 밟을 것과 유사하게 속도를 줄이고 이동 가능거리는 연장됐다.

다만 말 그대로 브레이크를 자주 밟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기에 승차감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차멀미에 민감한 사람보다는 환경과 에너지 효율을 신경쓰는 운전자에게 권하고 싶은 기능이다.

울산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곳으로 이동했다. 꼬불꼬불한 산길이다. 코너링이 상당히 준수했다. B-모드에서 울렁거림을 호소하던 동승자는 "SUV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 있게 잘 간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차량은 르노그룹 F1 머신에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기술로 개발됐다"며 "구동 전기모터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고전압 시동모터로 구성된 듀얼 모터 시스템이 하이브리드에 최적화한 1.6 가솔린 엔진과 클러치리스 멀티모드 기어박스로 결합돼 높은 에너지 효율은 물론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까지 균형 있게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사진=김동훈 기자

목적지에서 외관을 둘러봤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외관 디자인은 얼핏 보면 기존 내연기관 모델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차별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우선 유럽 시장에서 판매중인 르노 '아르카나'(XM3의 유럽 출시명)의 상위 트림에만 적용 중인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를 기본 적용했다. F1 블레이드 범퍼는 F1 머신 등 고성능 차량의 공기 흡입구가 연상되는 형상으로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디자인적으로 담은 것이라고 한다.

검은색 가죽 시트와 위아래로 움직일 수 있는 기어 변속기를 보면 실내 인테리어가 클래식하다는 인상이다.

전자식 계기판, 대시보드 중간에 위치한 9.3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보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세련됐다.

무선 연결이 가능한 애플 카플레이·구글 안드로이드 오토가 새롭게 적용됐으며, 차량 안에서 편의점·카페·식당 및 주유소 등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주문·결제부터 상품 수령까지 가능케 하는 인카페이먼트(In Car Payment) 시스템도 이용할 수 있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24시간 전담 콜센터를 통해 구조 신고 및 사고처리를 지원받을 수 있는 콜 서비스와 티맵 네비게이션도 함께 제공된다. 무엇보다 디스플레이 반응 민감도·정확성이 우수하고 사용자환경(UI)이 간단해 운전중에도 조작하기 편리했다. 487리터의 트렁크 공간과 더블 트렁크 플로어는 실용성을 더해주고 있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의 실내 인테리어./사진=르노코리아차 제공

울산에서 부산으로 돌아올 때는 르노가 설정한 시승코스가 아닌 해안도로 위주로 달려봤다. 어차피 기존 코스도 고속도로 구간이 14km 수준으로 짧기 때문에 경로 변경을 통해 도심 환경 주행을 최대치로 경험했다.

이때 안전한 운전을 돕는 보조 기능도 다수 이용할 수 있었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는 모든 트림에 △오토 홀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정차 및 재출발) △차간거리경보시스템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 △차선이탈방지보조시스템(LKA) △오토매틱하이빔(AHL) 등의 주행 안전 및 편의 기능이 기본 장착됐다.

인스파이어(INSPIRE) 트림은 △고속화 도로 및 정체구간 주행보조(HTA) △9.3인치 내비게이션 등이 추가로 제공되며, INSPIRE(e-시프터) 트림에는 여기에 전자식 변속기 e-시프터(e-Shifter)가 더해진다.

최종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기록한 연비는 앞서 언급한대로 23.2km/l. 주행가능 거리는 520km나 남아 있었다. 회사 측이 공개한 17인치 타이어 기준 공인 복합 연비는 17.4km/l, 도심구간 연비는 17.5km/l, 고속도로 연비는 17.3km/l다.

'XM3 E-TECH 하이브리드'를 120km가량 주행한 뒤 기록한 연비./사진=김동훈 기자

부산 공장에서 생산되는 XM3 하이브리드(아르카나)는 국내보다 유럽 시장에 먼저 출시돼 상품성을 확인했다. 유럽에서 올 상반기 하이브리드 차량중 판매량 6위(약 2만5000대)에 올랐다. 1~5위까지 토요타 브랜드 차량이 휩쓴 유럽 시장에서 선전한 '수출효자'다. 국내에서도 사전계약자 수만 5000명을 훌쩍 넘었다.

주수연 르노코리아차 마케팅 총괄 디렉터는 "가장 전기차에 가까운 'XM3 E-TECH 하이브리드'를 통해 흥미롭고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주요 타깃층은 선택의 이유와 취향이 명확하고 나만의 기준이 있으며 타인과 환경을 배려하는 고객"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끌었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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