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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사라진 현대차 '포니 쿠페' 부활한다

  • 2022.11.24(목) 15:38

현대차-주지아로와 손잡고 다시 만들기로

현대자동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포니 쿠페를 다시 복원한다. 포니 쿠페는 현대차가 1974년 공개한 콘셉트 모델로 양산 단계까진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 포니 쿠페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약 50년 만에 다시 부활하게 되는 셈이다. 단 부활할 포니 쿠페는 전시용일뿐 일반인에게 판매하진 않는다. 

현대차는 이 복원 프로젝트를 위해 과거 포니 쿠페를 디자인한 조르제토 주지아로와 다시 손을 잡았다. '자동차 디자이너의 아버지'로 불리는 주지아로는 이날 행사에서 정주영 선대 회장과의 과거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콘크리트도 없던 울산 공장, 이젠 전기차 생산"

포니 쿠페의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24일 경기 용인시에서 디자인 토크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엔 주지아로를 포함해 이상엽 현대자동차 디자인센터장(부사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부사장이 참석했다. 

이탈리아 출신인 주지아로는 자동차 디자이너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폭스바겐의 골프, 피아트의 판다, 우노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현대차의 초창기 모델인 포니, 스텔라, 프레스토 등도 그의 작품이다. 2002년엔 세계 자동차 역사에 업적을 남긴 인물에만 수여하는 '자동차 명예의 전당'에도 올랐다. 

이 부사장은 "주지아로는 같은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항상 우러러보던 인물"이라며 "주지아로 현대차 디자인에 씨앗을 뿌려줬고 그 씨앗이 여기까지 자랐다"고 소개했다.

주지아로와 현대차의 첫 인연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국내 자동차 산업이 막 태동하던 시기로 해외 시장에 내놓을 만한 국산 모델이 없었던 때다.

주지아로는 "정주영 창업주가 당시 한국으로 초대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자동차를 디자인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한국은 당시 자동차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제안에)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1974년 울산 공장을 방문했을 당시 그 지역에서 현대(현재 현대중공업그룹)가 배를 건조하고 있었다"며 "그걸 보고 '자동차에도 정말 강한 의욕을 갖고 있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지아로는 현대차와 인연을 맺은 지 8개월 만인 1974년 포니와 포니 쿠페 디자인을 세상에 선보였다. 그 이듬해엔 포니를 시판하기 시작했다. 포니는 현대차뿐 아니라 국내 최초의 독자 생산 모델이어서 한국 자동차 역사의 시발점이라 볼 수 있다. 

조지아로는 "당시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1974년 한국은 지금과 너무 달랐다"며 "당시 (포니 출시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했던 기억이 남아 있다"고 회상했다. 

이상엽 부사장은 "주지아로와 얼마 전 울산 공장을 방문했을 때 그가 '그때 울산 공장엔 바닥에 콘크리트도 없었다'고 하더라"며 "그 공장은 이제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공장이 됐다"고 말했다. 

포니 쿠페,  50년 만에 부활

24일 현대차가 개최한 디자인 토크 행사에서 이야기하는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현대차와 조지아로는 이날 포티 쿠페 콘셉트를 원형 그대로 복원하는 프로젝트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포니 쿠페는 1974년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선보였던 콘셉트 차다. 당시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양산에는 실패했다. 

이 부사장은 "포니 콘셉트는 비록 양산엔 이르지 못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많은 영감을 준 모델"이라며 "현재 현대차그룹에도 여전히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지아로는 지난 21일 방한해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디자이너들과 만나 협업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포니 쿠페를 내년 봄께 공개할 예정이다. 역사 속에 사라진지 약 50년 만에 부활이다. 

동커볼케 현대차 부사장은 "정말 진정성 있는 차량(포니 쿠페)을 만드려면 포니 쿠페를 창시한 주지아로에게 부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의 요청을 들어줘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포티 쿠페 복원 프로젝트가 양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정주영 선대회장의 정신과 열정을 되짚기 위해 추진된 것이라는 게 현대차 측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이날 행사를 마친 후 "레트로는 미래가 아니며 될 수도 없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단지 복원에 의의를 둘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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