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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워치]FDA, 먹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첫 승인

  • 2023.04.30(일) 09:30

경구용 치료제 '보우스트', 투약 간편 장점
셀트리온·CJ바사·종근당도 신약 개발 도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글로벌 트렌드 파악이 중요합니다. 혁신 기술과 신약에 대한 가치는 현존하는 기술이나 기존 신약 대비 우월성, 차별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바이오워치]는 세계적으로 주목할 만한 바이오 소식을 다룹니다. [편집자]

인체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신약 개발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의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가 개발한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치료제 '보우스트'(SER-109)를 승인했는데요. 재발성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 감염(CDI)에 대한 항생제 치료 후 재발 방지용으로 18세 이상 성인에게 사용이 가능합니다. FDA가 경구용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승인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CDI는 클로스트리디오이데스 디피실(CD) 균이 과잉 증식하면서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박테리아에 의한 감염성 질환이 생기면 항생제로 치료를 하는데 항생제는 유해균뿐만 아니라 유익균까지 모두 사멸합니다. 이때 장내 미생물 환경의 불균형으로 CD 균이 과잉 증식하면서 가볍게는 설사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결장 손상 등의 증상을 유발합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질병이지만 미국에서는 의료 과정에서 감염돼 매년 1만5000~3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질병관리통제센터(CDC)가 긴급 공중보건 위협으로 지정하기도 했죠. 특히 CDI는 재발이 흔하고 재발 횟수가 늘어날수록 치료효과를 보기가 어렵습니다. 미국에서 재발성 CDI는 약 15만6000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우스트, 위약 대비 CDI 재발 낮아…간편 투약도 장점 

보우스트는 건강한 사람으로부터 기증받은 대변에서 채취한 미생물로 만듭니다. 일반적인 마이크로바이옴 치료를 '대변이식'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다른 사람의 대변을 이식하는 것 같아 꺼림칙하게 여길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대변 속 유익균인 마이크로바이옴만 분리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미생물이식'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보우스트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18세 이상 재발성 CDI 환자 3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위약 대조 임상 연구 및 공개 임상시험에서 항균 치료 후 48~96시간 후 증상이 조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임상 3상(시험명: ECOSPOR III)에서 보우스트가 위약 대비 재발성 CDI의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투약 8주 후 CD 재발이 나타난 환자 비율은 위약 그룹 환자의 경우 39.8%에 달했지만 '보우스트' 그룹 환자에서는 12.4%로 더 낮았습니다.

특히 보우스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간편하게 먹는 경구용 치료제이기 때문인데요. 앞서 지난해 12월 페링제약이 개발한 마이크로바이옴 '리바이오타'도 같은 적응증으로 FDA 허가를 받았지만, 항문을 통해 약물을 주입해야 하는 방식이어서 투약이 불편하다는 심각한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보우스트는 연속 3일 동안 하루에 한 번 4개의 캡슐을 먹으면 됩니다. 아무래도 투약이 간편한 보우스트의 선호도가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FDA의 생물의약품 평가연구센터 소장인 피터 마크(Peter Marks) 박사는 "입으로 복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는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CDI 환자의 치료와 접근성을 향상 시킬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도전장

글로벌 제약사들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도전, 성과를 내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에 한창인데요. 셀트리온은 지난 2월 국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회사인 리스큐어바이오사이언시스와 마이크로바이옴 파킨슨병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독자 발굴한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장, 간 질환 치료제 및 면역항암제와 병용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영국 및 아일랜드 소재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4D파마'의 신약 후보물질과 플랫폼 기술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고요. 

종근당바이오도 지난해 연세대 의료원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연구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지놈앤컴퍼니는 마이크로바이옴으로 항암제와 뇌질환 치료제, 난임 및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지아이바이옴, 고바이오랩, 엔테로바이옴 등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마켓츠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시장은 2025년 7억8880만 달러(1조600억원)에서 연평균 21.5%로 증가해 오는 2028년에는 14억1630만 달러(1조9000억원)에 이를 전망인데요.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만큼 국내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성과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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