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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vs 강성부펀드 갈등 격화…서로간 "진정성 의심"

  • 2023.06.13(화) 16:26

KCGI, 지난 9일 회계장부 등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
DB하이텍 측 "협의 준비 중에 황당…납득 어렵다"

/그래픽=비즈워치

DB하이텍과 2대 주주 사모펀드 운용사 KCGI와의 분쟁이 격화되고 있다. KCGI가 'DB하이텍이 자료 요청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회계장부·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다. 여기에 DB하이텍까지 처음으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갈등이 더욱 심화되는 국면이다.

KCGI "주요 응답 회피…주주권익 보호해야"

KCGI는 지난 9일 DB하이텍에 회계장부 열람 및 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달 4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해당 자료 제공을 요청했으나 응답이 늦어졌고, 주주서한 공개 이후 공문을 받았지만 설명이 불충분했다는 이유다.

KCGI 측은 "사측이 뒤늦게 자료 요청에 응답했으나 형식적인 변명뿐이었고 주요 사항에 대한 응답은 회피했다"며 "자료 은닉 및 폐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KCGI는 투자목적회사인 유한회사 캐로피홀딩스를 통해 DB하이텍의 지분 7.05%를 취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캐로피홀딩스는 DB Inc.(12.42%)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KCGI는 투자 배경에 대해 "수년간 파운드리 시장에서 우수한 시장지위를 점유하고 있고 작년 영업이익률 46%의 우수한 수익성을 기록했지만, 이에 비해 기업 가치는 극도로 저평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지배구조 확립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경영진, 대주주, 일반 주주 등과 열린 자세로 소통하고 협조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KCGI는 사측의 협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지난 1일 거버넌스 선진화 방안을 담은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KCGI는 주주서한에서 "DB하이텍은 상장사임에도 지배주주 일가의 개인회사처럼 경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주주를 위한 독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하고 선진적인 내부 통제 시스템을 도입해 회사 자산의 불필요한 유출을 차단하고 주주권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B "대화 진행 중인데…진정성 의문"

DB하이텍 측은 KCGI의 이같은 행보에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원활한 대면협의를 위해 준비하는 과정임에도, KCGI 측에서 급작스럽게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다소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DB하이텍 관계자는 "KCGI의 대면 협의 요구를 수락하고 곧 있을 협의를 위해 성의있는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한다"며 "KCGI 측이 주주 간 대화에 대해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KCGI가 주주서한을 통해 제기한 사안들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게 DB하이텍 측 주장이다. 

KCGI는 주주서한에서 "DB하이텍이 DB저축은행과의 정기예금 거래 및 DB금융투자의 금융상품 가입 등 계열 금융사와의 대규모 거래를 진행 중"이라며 "계열사 간 내부거래 투명성을 제고하고 불필요한 자산유출 방지를 위해 내부거래를 사전에 심의 및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DB하이텍은 "매출액 1조7000억원 중 계열사 간 거래금액은 500억원으로 약 3%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예금상품의 경우 총 9000억원 중 계열금융회사 거래금액은 700억원에 불과하고, 높은 수익률을 고려해 투자한 것인데 마치 문제가 있는 계열사 간 거래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DB하이텍은 KCGI와의 협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사측 관계자는 "유감스럽지만 향후 대면 협의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회사 측의 추가 설명을 포함해 심도 있는 대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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