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과거 고려아연과 체결했던 비밀유지계약(NDA) 위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에 강조했던 '차이니즈월'의 설득력이 떨어지는 정황이 꾸준히 포착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전날(15일) MBK의 NDA 위반이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고 MBK는 "억지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박에 나선 상태다.
앞서 MBK는 2년 전 고려아연으로부터 넘겨받은 신사업 관련 자료를 최근 진행 중인 M&A에 활용했다는 의심을 받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해명의 핵심은 NDA을 체결한 부문인 스페셜 시튜에이션스와 M&A를 시도하는 바이아웃 부문이 다르고 각 부문 간 정보교류 차단 장치인 '차이니즈월'이 있다는 주장이다.
MBK는 서로 다른 법인에서 각각 진행된 만큼 고려아연 기밀자료를 M&A에 절대 활용하지 않았고 두 법인 사이의 '차이니즈월'로 절대 공유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IB 업계에 따르면 MBK 내부자료 상으로는 설득력이 일부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MBK 핵심 임원으로 등록된 5명이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투자와 바이아웃 투자 업무를 같이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MBK가 배포한 소개 자료에는 주요 임원 5명이 바이 아웃과 스페셜 시튜에이션스에 모두 기여하고 있다고 소개돼 있다. MBK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파트너인 이인경 부사장과 차영수 운영 파트너, Hyosung Christie Tang), Xuan Yan, Shinich Mochida 등이 그 대상이다.
특히 이들 5명 가운데 이인경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은 MBK의 NDA 위반 의혹을 입증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자료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업무뿐 아니라 바이아웃 업무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또 다른 MBK 자료인 연차보고서에서 이 부사장은 고려아연과 NDA를 체결했던 MBK 홍콩 법인의 등기 임원(Director)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법인인 MBK 홍콩이 넘겨 받은 고려아연 신사업 자료들과 바이아웃에서 추진하고 있는 고려아연 M&A 정보를 모두 알 수 있는 위치인 셈이다.
스페셜 시튜에션스 투자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투자위원회(Investment Committee)에 김병주 의장과 부재훈 부사장, Stephen Le 파트너, 브라이언 민 최고운영자(COO)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 역시 주목된다.
이들 모두 MBK의 최종 의사결정 구조 정점에 위치해 있으며 투자결정 의결권을 가지고 있어, 스페셜 시튜에이션스 투자뿐 아니라 바이아웃 업무에도 깊숙이 관여했을 수 있다. 특히 브라이언 민은 2년 전 고려아연과의 NDA에 서명한 당사자이며 이인경 부사장도 투자위원회 멤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