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수입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에 붙는 수식어다. 그도 그럴 것이 2016년부터 2023년까지 8년 연속 E클래스는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에 있었다. 불황도 피하는 게 E클래스의 힘이다. 전년 대비 지난해(1~11월) 국내 수입차 시장이 역성장했음에도 E클래스는 2만2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지금까지 E클래스가 잘 팔렸던 건 부드러움과 정숙함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성향을 정확하게 파고들어서였다. 물론 삼각별 엠블럼도 한몫했다. 이 밖에도 크루즈 컨트롤 등 여러 주행 편의 기능이 높은 완성도를 보였던 점도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는 부분이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으라면 내비게이션이었다. 티맵을 기본 내비게이션으로 이용하고 싶다는 고객들의 제안은 끊이지 않았다.
벤츠는 귀를 기울였다. 지난해 초 E클래스 신형을 공개하며 하반기부터 티맵오토가 기본으로 탑재되도록 서비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마침내 변화했다.
지난해 12월 31일부터 2박 3일간 E클래스를 시승하며 직접 확인해 봤다. 시승 모델은 E300 4MATIC AMG 라인.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우렁찬 엔진 소리와 함께 1열 중앙에 위치한 MBUX 슈퍼스크린 화면이 환하게 밝혀졌다. 로그인을 하니 널찍한 티맵 내비게이션이 나타났다. 목적지를 입력 후엔 티맵추천, 최소시간, 무료도로 등의 제안이 표시됐다.
기존 E클래스에서는 안드로이드 오토나 애플 카플레이를 연결해야 티맵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로 티맵을 이용하니 도로에 나가기도 전부터 익숙한 주행 환경이 조성된 듯했다.
궁극의 질주력
주행은 기대한 대로였다. E클래스답게 정숙하면서도 AMG라인 특유의 힘 있는 모습까지 충족했다. E300 AMG 라인은 4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대 258마력을 자랑한다.
여기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 전기를 추가 공급하면서 최대 17kW의 힘을 더 밀어 넣는다. 이 때문에 4기통이지만 6기통 엔진으로 달리는 듯한 느낌까지 받을 수 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제로백)까지 걸리는 시간은 6.1초.
코너링 밸런스도 좋다. 급격한 회전 구간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잘 잡는다. 과속방지턱이나 노면을 지날 땐 세단다운 부드러움을 자랑한다.
잘 달리는 것만큼 안전도 놓치지 않았다. 앞차와의 거리가 빠르게 가까워지면 안전벨트를 단계적으로 조여 운전자 안전부터 챙긴다. HUD 디스플레이를 통해 앞차와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계속해 짚어준다.
E300 AMG라인은 전장 4955mm, 전폭 1880mm, 전고 1456mm 크기로 출시됐다. 기존보다 휠베이스가 늘어나면서 실내 공간도 넓어졌다. 특히 1열 시트백을 깎아 2열 레그룸을 더 확보한 게 특징이다. 가격은 9390만원.
'차'를 전문가만큼은 잘 '알'지 '못'하는 자동차 담당 기자가 쓰는 용감하고 솔직하고 겸손한 시승기입니다. since 2018.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