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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고려아연 인수 시 아연 시장 독점 우려

  • 2025.01.14(화) 10:45

사모펀드 수익 극대화 위한 가격인상 수순 전망
공급 안정성 훼손 가능성…철강업계도 예의주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업계 경쟁체제가 깨지고 아연 공급 독점에 따른 가격 인상 등으로 국내 아연 공급망이 교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래픽=비즈워치

14일 비철금속 업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아연의 국내 수요는 약 43만5000톤으로, 고려아연은 29만5000톤, 영풍은 10만3000톤을 공급했다.

국내에서 아연을 생산하는 기업은 두 기업뿐으로 공급률이 90% 이상에 달한다. 특히 아연을 필요로 하는 철강업체들에 최적화된 제품 생산 특성상 해외 제품 대체가 매우 어렵다는 점에서 특정업체 독점 시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다.   
  
아연 가격은 일반적으로 LME(런던금속거래소) 단가를 기본으로 공급사가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가 이뤄진다. 국내에서도 그간 고려아연과 영풍 두 제조사와 철강상 등 주요 고객사가 적절한 협상과 균형, 상대 측을 의식한 가격 책정 등을 통해 큰 문제없이 원활하게 제품을 공급하며 견제와 균형이 적절히 가미된 경쟁시장이었다.     
  
아연은 철의 부식 방지를 위해 필수적인 금속으로 건설과 자동차, 가전제품 외장재 등에 쓰이는 철강재의 부식 방지용 도금 원료로 쓰인다. 아연 시장뿐만 아니라 주요 산업 발전 전반에 기여하면서 비철금속 제련업이 국가기간산업으로 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아연과 불가분의 관계인 철강업계에서도 MBK와 영풍이 오는 23일 임시주총에서 고려아연 장악에 성공할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고려아연, 영풍과 오랜 거래를 통해 합리적인 수준의 가격 협상을 해왔는데 사모펀드 개입 시 급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MBK가 투자금 회수 등을 위해 수익 확대가 필요할 때 가격을 올리고, 공급자 협상력이 높아질 때도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며 "해외 고객사가 더 높은 가격을 부를 경우 국내 판매보다는 해외 판매를 우선하는 부작용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연 가격 인상은 철강 제품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이미 값싼 중국산 물량 공세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비용 부담과 경쟁력 약화를 우려한 국내 철강사들이 수입산으로 시선을 돌릴 경우 장기적으로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하는 환경에서 중국의 아연 공급 의존도가 심화될 경우 미중 갈등과 공급망 경쟁 속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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