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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초연결' 현대엘리, 승강기 넘어 미래 모빌리티 접수 나섰다

  • 2025.03.07(금) 09:22

AI 기반 MIRI 3.3만대 돌파, 연말 4.5만대 전망
R&D 비용 5년간 16%↑…기술 투자 확대 지속
UAM 시장 진출로 미래 도시 인프라 핵심 역할

그래픽=비즈워치

현대엘리베이터가 단순한 승강기 제조사를 넘어 첨단 기술 혁신 기업으로서의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초고속 승강기부터 로봇 연동, 도심항공교통(UAM) 기술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미래형 도시 인프라 구축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 중이다.

기술이 곧 미래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승강기 시장에서 17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하는 원동력은 독보적인 기술력이다. 2009년 국내 최초 분속 600m 더블데크 엘리베이터를 개발한 데 이어, 2010년 세계 최초 분속 1080m 초고속 엘리베이터, 2020년 세계 최초 탄소섬유벨트 타입의 분속 1260m 엘리베이터까지 상용화했다. 1초에 21m(6층 높이)를 이동하는 셈이다. 

유지보수도 승강기 기술 우위가 갈리는 분야가 됐다. 현대엘리베이터가 2023년 선보인 인공지능(AI) 기반 유지관리 서비스 'MIRI(미리)'는 승객 움직임과 음성을 인식해 범죄·응급상황을 감지하는 기능을 갖췄다. 여기에 실시간 고장 모니터링과 예측 정비를 통해 엘리베이터 다운타임(운행 중단 시간)을 최대 43%까지 단축했다. 출시 1년여 만에 3만3000대가 설치됐으며 올해 연말까지 4만5000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현대엘리베이터 연구개발비용 변화./그래픽=비즈워치

현대엘리베이터는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2020년 229억원에서 2023년 266억원으로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연구개발비 규모는 16% 이상 확대됐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도 252억원을 기록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경기 둔화로 업계 전반이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보이는 가운데 현대엘리베이터는 오히려 연구개발 투자를 늘려 기술 주도권을 확보했다. 신규 설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도 유지·보수와 리모델링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실적이 연구개발 투자 여력을 뒷받침한 것이다. 

현재 국내 리모델링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며 유지보수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지보수 매출은 2022년 4278억원에서 2023년 5499억원으로 28.6% 증가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442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로봇 연동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자율주행 로봇 기업 뉴빌리티와 LOI(사업협력의향서)를 체결하고 승강기-로봇 연동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해운대 조선호텔 등에서 의료용·배달용 로봇과 연계한 실증 테스트가 진행 중이며 등록된 관련 특허만 10건 이상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 산업 혁신을 위한 모듈러 엘리베이터도 개발 중이다. 기존 현장 시공 방식을 벗어나 엘리베이터 구조체를 공장에서 70% 이상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공사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소음과 분진 발생이 적어 친환경 건축 공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이미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협력 논의를 진행 중이며 지난해 현지 관계자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서 모듈러 엘리베이터 도입 요청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엘리베이터 로봇 승강기 연동관련 주요 특허 현황./그래픽=비즈워치

"UAM까지 넘본다"…미래 모빌리티 진출

최근 현대엘리베이터는 UAM(도심항공교통) 시장으로 진출을 선언했다. 현재 개발 중인 'H-PORT(수직 격납형 버티포트)'는 도심 내 제한된 공간에서도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 운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솔루션이다. 

기존 버티포트가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는 반면 현대엘리베이터는 자사의 수직 이동 기술을 활용한 초고층 건물용 버티포트를 제안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미 정부 지원도 확보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관 국책과제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2026년까지 총 105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다. 대구시와는 ‘K-2 후적지 개발 계획’에 참여해 UAM 이착륙 시설 구축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엘리베이터 산업이 단순한 승강기 제조에서 스마트 빌딩, 로봇, 모빌리티 기술이 결합된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며 "승강기 수직·수평 이동 기술은 향후 미래 도시 인프라에서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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