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사업지주회사로 체질 개선을 본격화한 SK네트웍스가 글로벌 기술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지난 20일 방한한 리시 수낵 전 영국 총리와 만나 AI 분야의 협력 가능성과 유럽 진출 전략을 논의했다. SK 오너가 3세인 최 사장은 SK네트웍스의 AI 전환을 전략 수립부터 실행까지 직접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나무엑스와 피닉스랩의 EA(Executive Advisor)를 겸직하며 기술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밸류체인 확장에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앞서 그는 나무엑스 쇼케이스 현장에서 "기술이 사람에게 먼저 다가서야 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수낵 전 총리와의 회동 역시 그 연장선에서 SK AI의 대외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로 읽힌다.
최성환 "AI로 문명화에 기여"
서울 신라호텔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회동은 단순 인사 차원을 넘어 AI 기술을 기반으로 국가 간 협력 및 기업 간 연계 방안까지 포괄한 대화의 장이었다. 최 사장은 SK그룹 및 SK네트웍스가 추진 중인 AI 기반 혁신 사례를 공유하며, 웰니스 로보틱스 플랫폼 '나무엑스'와 제약산업 특화 솔루션 ‘케이론’ 등 실제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사업 모델도 함께 소개했다.
이와 관련 최 사장은 "시대에 맞는 인류의 문명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영국 등 유럽 지역에도 당사의 AI 사업이 진출하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리에 동석한 SK매직과 피닉스랩(PhnyX Lab)의 대표도 나무엑스와 케이론의 글로벌 확장 전략을 직접 설명하며 기술 교류의 실질적 가능성을 타진했다.
피닉스랩은 실리콘밸리 인재들로 구성된 AI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말 RAG(Retrieval Augmented Generation) 기반 제약 산업 특화 솔루션 '케이론'을 공개했다. 해당 솔루션은 현재 20여 개 제약사에 도입돼 실제 사용 중이며 맞춤형 협력모델을 기반으로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네트웍스가 추진 중인 웰니스 브랜드 나무엑스 역시 AI 전략의 핵심 축이다. SK매직의 기술 자원을 바탕으로 개발된 나무엑스는 공기정화와 생체정보 측정 기능을 갖춘 이동형 AI 웰니스 로봇 'A1'을 통해 B2C와 B2B 시장을 동시 겨냥하고 있다.
최근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A1은 오는 7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이후 미국과 말레이시아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예정돼 있다.
이에 수낵 전 총리도 큰 관심을 보였다. 그는 "AI는 수억 명의 환자들을 돕고 신약 개발의 미래를 재정의할 기술"이라며 "피닉스랩의 케이론은 이 혁신의 중요한 일부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의 글로벌 협력 배경에는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SK Networks Americas(前 하이코캐피탈)'와 인적 기술 네트워크인 '하이코시스템(HiKo System)'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하이코시스템은 SK네트웍스가 쌓아온 글로벌 벤처 투자 및 AI 스타트업 네트워크로 기술 내재화 및 오픈 이노베이션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수낵 전 총리와의 회동 역시 SK네트웍스가 구축해 온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술 기반 협력 활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SK네트웍스는 AI 기반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확장과 기술 협력의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기존 사업의 경쟁력과 연결, 지속가능한 성장을 모색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 수출형 AI 모델이 아닌 전략적 플랫폼 구축과 밸류체인 확장을 통해 'AI 중심 사업지주회사'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