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질문에 나달은 '겸손(Humble)'이라고 답했습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이 한 단어에서 라파엘 나달과 기아의 공통점을 봤다. 세계 정상에 오른 뒤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는 자세, 성취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는 태도다.
송 사장은 "기아 역시 고객 앞에서는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며 "상품이 좋더라도 더 나아져야 하고, 서비스가 잘돼도 늘 부족함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사장이 말한 '겸손과 배움'은 나달이 지난 21년 동안 테니스 선수로 활약하며 보여준 철학이기도 하다.
2004년 스페인에서 처음 후원을 시작한 이후 당시 젊은 브랜드였던 기아와 신예 선수였던 라파엘 나달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며 서로의 여정을 비춰왔다. 이들은 이제 21년 동행을 넘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이날 기아는 나달과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공식 연장하며 앞으로도 같은 방향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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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23일 서울 성동구 '기아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열린 '기아X나달의 여정과 새로운 시작'이라는 주제의 토크 세션에서 나눈 라파엘 나달과의 일문일답.
"신뢰 바탕으로 이어온 21년"
-12년 만에 한국에 방문한 소감은
▲정말 좋은 기분이다. 현역 시절에는 투어 일정이 너무 바빠 한국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았다. 시즌이 12월 초에 시작해서 11월 말까지 이어지다 보니 너무 길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기 전에 다시 오게 될 것 같다. 제 인생의 새로운 장을 맞이하며, 한국 팬들로부터 정말 많은 응원을 받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아마 기아 덕분에 한국 팬들이 저를 더 많이 알아봐 준 것 같다. 팬들과 가까이 있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고 즐겁다.
-2004년, 기아와의 첫 계약 당시를 떠올리면 어떤 기억이 남아 있나
▲그때 아주 어려서 정확히 어떤 감정이었는지 다 기억은 나지 않는다.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는 느낌이었다. 기아와 함께 첫 TV 광고를 찍었는데, 그때는 저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고 기아 역시 스페인에서 이제 막 성장하던 젊은 브랜드였다. 하지만 그 이후로 기아는 올바른 방식과 올바른 가치와 태도, 그리고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발전해왔다. 그 놀라운 성장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었다는 게 큰 기쁨이다. 또 기아의 품질과 확장, 발전을 지켜보는 것이 제게는 항상 큰 특권이었다.
-첫 계약을 맺은 이후 20년 넘게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 연장이 갖는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동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처음 기아와 파트너십을 맺을 당시엔 미래가 이렇게 펼쳐질 줄 몰랐다. 하지만 열정과 노력, 그리고 꾸준한 헌신을 통해 서로가 발전해왔다. 그게 우리가 20년 넘게 함께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었던 건 서로에 대한 신뢰와 장기적인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계약 관계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고 서로를 믿는 동반자 관계였다. 앞으로도 기아와 함께 계속 나아가길 기대하고 있다.
-기아의 브랜드 변화, 특히 전동화 전환을 지켜봤는데.
▲(기아가 EV6의 유럽 출시에 맞춰 열었던) 행사는 '라파 나달 아카데미'가 있는 마요르카에서 열렸기 때문에 특별한 순간이었다. 매일 연습하던 바로 그 코트였기에 더욱 뜻깊었다. 처음으로 EV6를 봤을 때는 정말 감동적이었다. 기아가 브랜드로서 이뤄낸 발전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디자인, 주행 품질, 전반적인 완성도 모든 면에서 놀라운 수준이다. 지금의 기아는 과거보다 훨씬 큰 도약을 이뤘다고 느낀다.
-기아 차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모델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스팅어로 시작했다. 지금은 EV9을 타고 있는데 정말 사랑하는 차다. 차체가 크긴 하지만 저 같은 사람에게 딱 맞고, 무엇보다 안전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EV6도 즐겁게 탔지만 지금은 가족이 조금 더 늘어나서 EV9이 훨씬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스팅어에 각별한 애정이 있다. 지금도 직접 몰고 다닐 만큼 좋아한다.
"파트너 아닌 가족" 진심 통했다
-라파엘 나달에게 기아는 어떤 존재인가
▲기아는 인생의 모든 단계를 함께해 온 가족 같은 존재다. 저를 믿어주고 신뢰를 보여준 가족이다. 글로벌 홍보대사로서 이렇게 훌륭한 파트너를 곁에 두게 된 건 제게 큰 행운이었다. 기아는 제 선수 생활뿐 아니라 개인적인 프로젝트, 예를 들어 제 재단 활동에서도 항상 함께해왔다. 사회를 위한 일에 있어서도 늘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제게 기아는 단순한 파트너가 아니라 진정한 가족이다. 단순한 업무 관계가 아니라 개인적인 유대이자 진심으로 연결된 관계다. 그래서 이렇게 함께할 수 있다는 게 언제나 감사하다.
-기아 임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미 세계 정상에 있는 훌륭한 회사라 조언하기는 쉽지 않지만, 제 경험을 나누자면 가장 중요한 건 겸손이다. 언제나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매일 '오늘은 어제보다 나아지자'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자신이 하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꾸준히 사람과 품질에 투자하며 책임감을 유지하는 것. 그것이 결국 더 높은 곳으로 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기아가 이번 파트너십 연장 조인식을 위해 마련한 '언플러그드 그라운드'는 브랜드와 나달의 21년 여정을 담은 팝업 공간이다. 직접 둘러보니 어떤 점이 가장 인상 깊었나
▲그동안 수많은 긍정적인 순간과 가치들이 떠올랐다. 그 모든 게 우리를 다음 단계로 이끌었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온 여정을 담은 이 공간은 정말 특별하다. 지난 21년의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동시에 내 커리어의 중요한 순간들을 담은 작은 박물관 같다. 매우 감정적인 순간이었고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한국 주니어 선수들과의 교류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젊은 세대의 스포츠 교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젊은 세대를 위한 스포츠 투자는 어떤 형태든 긍정적이다. 아이들이 스포츠를 통해 배우는 건 기술이 아니라 인생의 가치다. 좋은 환경과 시스템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 한국은 잠재력이 큰 나라다. 이미 여러 종목에서 세계적인 성공을 보여줬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인프라를 만들고, 아이들이 운동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그 앞에 서 있는 긍정적인 롤모델도 중요하다. 언젠가 한국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나오면, 그 모습이 또 다른 세대에게 큰 영감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따뜻하게 맞이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한국을 떠날 때마다 늘 집에 두고 가는 무언가가 있는 느낌이다. 한국의 환대는 정말 특별하고 세계 어디에서도 느끼기 힘든 수준이다. 내 마음속엔 언제나 기아가 있고, 또 한국이 있다. 팬들과 한국으로부터 받은 응원은 제게 큰 힘이 됐다. 이번에 다시 오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 앞으로 더 자주 방문해 이 나라를 깊이 알아가고 싶다. 앞으로도 기아와 함께 계속 나아갈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