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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APEC서 '두 번 접는 폰' 첫 공개…트라이폴드 시대 개막

  • 2025.10.28(화) 14:39

10인치 대화면·3셀 배터리로 진화한 폼팩터
화웨이 추격, 애플 공백 속 '슈퍼 프리미엄' 승부수
이르면 11월 판매…300만~400만원대 출시 전망

28일 경북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K-테크 쇼케이스'에서 삼성전자의 두 번 접는 스마트폰 트라이폴드폰이 최초 공개됐다./사진=강민경 기자

삼성전자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무대에서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폼팩터를 꺼내 들었다. 폴더블을 넘어 트라이폴드(Triple Fold)로 진화한 형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삼성은 초격차 기술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다시 각인시키려는 전략을 택했다.

28일 경주 엑스포공원 에어돔에서 열린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부대행사 'K-테크 쇼케이스'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Z 트라이폴드' 실물을 최초 공개했다. 유리 전시관 형태로 일반 공개돼 관람객들이 제품을 직접 조작할 수는 없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주요 기업 총수와 정부 대표단이 참석해 기술 협력의 상징무대가 됐다.

트라이폴드는 화면을 한 번이 아닌 두 번 접을 수 있는 구조다. 겉으로 보면 일반 스마트폰처럼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지만 양쪽 화면을 모두 펼치면 10인치대의 대형 화면이 된다. 작은 스마트폰이 순식간에 태블릿PC로 바뀌는 셈이다.

화면 비율은 가로가 더 긴 형태라 영상을 보거나 문서를 열 때 시원한 느낌을 준다. 다만 두 번 접는 만큼 구조가 복잡해져 힌지가 두 개로 늘었다. 접히는 부분이 많아질수록 내구성과 열 처리 기술이 중요해지는데, 삼성은 화면을 안쪽으로 말아 접는 '듀얼 인폴딩(G자형)' 방식을 적용해 외부 충격과 스크래치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도 이번 트라이폴드의 핵심 변화 중 하나다. 삼성은 특허 문서를 통해 본체의 세 면에 각각 크기가 다른 배터리를 넣는 '3셀 구조'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공간을 효율적으로 나눈 덕분에 총 용량은 5000mAh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전 모델인 갤럭시 Z폴드7(4400mAh)보다 10% 이상 늘어난 수치다. 화면이 커진 만큼 배터리 사용 시간도 함께 보강된 셈이다.

삼성전자 트라이폴드폰. 왼쪽은 접었을 때, 오른쪽은 펼쳤을 때의 실물 크기 모습./사진=강민경 기자

주요 사양도 고급형으로 채워졌다. 최신 퀄컴 스냅드래곤8 엘리트 칩셋을 탑재하고 메모리는 최대 16GB, 저장공간은 최대 1TB까지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는 2억 화소 메인 렌즈를 중심으로 1000만 화소 망원, 1200만 화소 초광각 렌즈가 더해져 촬영 성능 역시 대폭 강화된다.

가격은 최소 30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 사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힌지 구조가 복잡하고 디스플레이 부품이 추가된 만큼 기존 Z폴드7(최고가 253만원)보다 한 단계 높은 '슈퍼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잡게 된다. 삼성은 초기 생산 물량을 5만~10만 대 수준으로 제한하고 한국과 중국 등 폴더블폰 수요가 높은 시장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해당 제품의 본격적인 판매는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글로벌 폴더블 시장의 판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제조사들이 세계 시장의 57%를 차지하며 세를 넓혔다. 특히 화웨이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트라이폴드폰 '메이트 XT'를 출시한 데 이어 이달 초 2세대 모델 '메이트 XTs'를 공개하며 기술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에 삼성은 "완성도와 생산 능력, 사용자 경험 모두에서 확실한 차이를 보여줄 것"이라며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이번 트라이폴드 공개는 단순한 신제품 전시를 넘어 전략적 메시지로 읽힌다.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2027년으로 미루면서 삼성은 기술 주도권을 다시 손에 쥘 기회를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시장에 늦게 들어오면서 폴더블폰의 대중화는 다소 더뎌질 수 있다"면서도 "그만큼 삼성에겐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PEC이라는 국제 무대에서 트라이폴드를 처음 공개한 건 한국이 차세대 스마트 디바이스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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