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산업계 화두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라는 양대축이 장식한 모습이지만, 사실상 이보다 더 주목받는 사업군은 '전장산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자제품에나 들어갈 법한 최신 기술이 자동차에 탑재되는 속도가 매우 가팔라지면서 시장의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완전 상용화를 전후로 전장산업 판도가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자율주행자동차가 안착하면 이미 시장이 고착화 할 수 있다는 거다. 이에 국내 산업계는 전장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끌어올린 거란 전망이 나온다.

급격하게 커지는 '전장산업'
전장사업이란 자동차 내부에 들어가는 전자 및 전기 시스템을 공급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단순히 자동차가 움직이는 것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전장부품이 탑재된다.
전장산업은 이전에도 규모가 작진 않았다. 자동차 시동을 걸기 위한 점화장치가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바뀌기 시작한건 1968년도로 이미 50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적인 산업이다. 이후 1970년대 전자제어장치(ECU)가 탑재되면서 전장산업은 더욱 확대됐고 ECU가 자리잡은 이후부터는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성장해 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10년대 들어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이 자동차에도 이식되기 시작했다. 편리한 기능이 대량으로 탑재되면서 이를 가동하기 위한 부품 수요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전장산업'의 새로운 전성시대가 막을 올렸다.
이후 전기차와 자율주행자동차 기술 발전이 이 전성시대를 더욱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전기라는 새로운 연료를 쓰는 만큼 기존 내연기관에 쓰던 부품과는 다른 부품이 필요했고 자율주행이라는 고도의 기술이 접목되기 시작하면서 더욱 똑똑한 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초반에는 '트렌지스터'에서 시작했던 전장 산업은 이제는 수천가지로 확대됐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전장용 반도체가 최대 500개 안팎이 들어갔다면 전기차에는 두배에 달하는 1000개 이상이 탑재된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자율주행 레벨에 따라 최대 2000개 이상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해외 투자은행에서는 전장시장 규모가 2034년까지 약 7300억달러(1070조원)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따. 지금의 약 두배 수준이다.
자율주행 , 전장 시장 확대 신호탄 됐다
최근 산업계가 전장산업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로는 '자율주행'이 꼽힌다. 자율주행에 대한 기술이 고도화 한데다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규제 불확실성까지 제거되며 더 힘을 싣는 모습이다.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은 그간 '하드웨어' 중심의 전장산업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바꾸는 등 산업 자체의 근간을 바꾼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율주행 시 사고 등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뇌'의 역할이 중요해서다. 이 때문에 '전장산업' 키를 쥔 건 완성차 기업이 아닌 '빅테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소프트웨어가 전장의 중심이 되더라도 하드웨어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율주행차 소프트웨어가 차량 주행 환경 등을 최적으로 고려하기 위해선 외부 상황을 정확하게 감지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더욱 정밀한 전장부품이 필요하다. 전장용 반도체 칩, 카메라모듈 등 고도화가 필요한 부품은 수백개에 달하며 그만큼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분야도 다양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시스템 FSD의 활용도가 더욱 본격화 하는 등 자율주행차 시장 역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자율주행차는 전장시대 패러다임을 바꿨다"라고 말했다. 이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커질 수 밖에 없어 관련 분야를 영위하고 있다면 반드시 진출해야 하는 산업권"이라고 설명했다. 삼성·LG·HS효성 전장사업 확대 총력전
무엇보다 중요한 건 전장산업이 매우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사용되던 전장부품 외에 필요한 부품 종류가 다각도로 넓어지고 있다. 이는 많은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최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삼성·LG·HS효성 수뇌부와 연쇄 회동에 나선 것을 의미 있게 지켜봤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가 프리미엄 모델에 들어가는 핵심 전장 부품 중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이 최고 수준이라고 보고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함이었다고 분석한다.
이번 방안을 토대로 국내 기업과 메르세데스-벤츠간의 협력 강화를 넘어 다른 파트너사와의 추가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자동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신뢰도를 생각하면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에 대한 보증이 서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이유에서다.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가 최근 국내 기업들과 연쇄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우리나라 기업들과의 협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라며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전장산업내 입지를 굳히기 위해 기업들의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