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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조 잠수함 사업 잡아라" 캐나다, 이틀 연속 K-조선 찾은 이유

  • 2025.11.25(화) 17:15

한국 조선·방산 종합 검증 국면
한화오션서 잠수함 건조 역량 직접 점검
HD현대선 AI·미래 조선기술 검토

그래픽=비즈워치

캐나다가 한국 조선·방산을 전략 파트너 후보로 본격 검증에 나섰다. 캐나다 산업부 장관이 이틀 연속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를 찾으며 잠수함 건조 능력부터 인공지능(AI) 기반 미래 조선기술까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평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잠수함 실물 역량 검증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방산에 대한 캐나다의 평가가 명확한 실사 단계로 넘어간 분위기다. 전날 캐나다 산업부 멜라니 졸리 장관은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아 '장보고-Ⅲ 배치(Batch)-Ⅱ' 잠수함을 확인했다. 

지난달 30일 마크 카니 총리의 시찰에 이어 캐나다 정부 핵심 인사가 연속으로 찾은 것으로,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CPSP) 사업이 정치적 신뢰 구축 단계에서 산업·기술 실사 단계로 넘어갔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 24일 멜라니 졸리(왼쪽 다섯 번째) 캐나다 산업부 장관이 한화오션과 방위사업청 고위 관계자들과 대형 골리앗 크레인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화오션

졸리 장관은 여러 척의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이 동시 건조 중인 라인을 둘러보며 생산·납기 역량을 살폈다. 캐나다 해군이 잠수함 도입에서 중시하는 유지보수 기반·일자리·공급망 연계 의무도 이번 실사 과정에서 중요한 평가 항목으로 부각된다. 이러한 점은 캐나다 정부가 잠수함 사업을 ‘산업·공급망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는 점과도 맞닿는다.

캐나다 산업부는 국가 공급망·기술 투자·지역 일자리 전략을 총괄하는 부처로, CPSP는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니라 경제안보 사업으로 재정의된 상태다. 졸리 장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CPSP는 캐나다 경제·기술 생태계의 미래를 좌우할 프로젝트”라며 산업 참여(Industrial Benefits)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방문은 캐나다가 실질적으로 활용 가능한 파트너인지 검증하는 자리였다는 평가다.

한화오션은 잠수함 성능과 생산능력뿐 아니라 방산·우주·지속가능 에너지·핵심광물 분야를 아우르는 그룹 차원의 경제·산업 협력 구상도 제시했다. 김희철 대표는 "CPSP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캐나다가 원하는 속도·규모·기술 이전·공급망 구축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래 조선기술 점검…K-조선 경쟁력 따져본 캐나다

25일 멜라니 졸리(맨 왼쪽) 캐나다 산업부 장관과 필립 라포튠 주한 캐나다 대사 일행이 조석 HD현대 부회장,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과 함께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미래형 선박·잠수함·호위함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사진=HD현대

한화오션에서 실물 건조 역량을 확인한 캐나다 정부는 곧바로 첨단 조선기술 검증으로 이동했다. 이날 졸리 장관과 필립 라포튠(Philippe Lafortune) 주한 캐나다 대사 등 일행은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를 방문해 미래 조선기술·AI 기반 함정 솔루션 등을 직접 살폈다. 

이들은 미래형 선박·잠수함·호위함·무인수상정 모형을 확인한 뒤 조석 부회장과 주원호 사장 등 경영진과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조 부회장은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함정 건조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1위 조선사로서 캐나다의 최적의 사업 파트너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함정을 비롯한 조선·에너지·로봇·AI 등 전 산업군에서 협력 의지를 밝혔다.

졸리 장관 일행은 AI 기반 함정 솔루션, 하이브리드 전기추진, 디지털트윈 가상 시운전 등 HD현대의 미래 기술을 확인했다. 이어 디지털관제센터에서 건조 선박의 글로벌 운항 데이터를 점검하며 기술·운용 역량을 종합적으로 살폈다. HD현대는 200척 이상의 연간 상선 건조 능력, 106척의 함정 건조 실적, 18척의 수출 사례 등 생산·수출 기반도 강조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방사청으로 구성된 K-조선 '원팀'은 올해 8월 캐나다 잠수함 획득사업 숏리스트에 선정된 바 있다. 사업비만 최대 60조원에 이르는 CPSP는 빅토리아급 4척을 대체할 3000톤급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캐나다가 K-조선을 유력 후보군에 올려놓고 기술·산업성을 전방위로 따져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6년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글로벌 군함 수출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국방비 증가와 노후 함정 교체 수요가 겹치면서 시장 자체가 확대되고 있고 한국 조선사들은 기술력과 적기 건조 능력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MASGA 프로젝트를 비롯해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서 신규 야드 확보나 협력 구조가 구축되면서 추가 성장 여력도 확보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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