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성장궤도 진입을 앞둔 파두가 곤혹에 빠졌다. 과거 상장 당시 매출액 추정치를 부풀리면서 상장해 '뻥튀기 상장'이라는 오명을 쓴 후 최근 검찰이 경영진을 재판에 넘기기로 하면서 파두의 기술력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는 양상이다.
파두 측은 상장 당시 사업 전망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명확히 전달되지 못한 부문이 있었고 최근 사업 성장 경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올들어 본격적인 고객사 확보 등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법적 리스크로 인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파묘된 뻥튀기 상장
지난 18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김진호 부장검사)는 반도체 설계기업 파두의 경영진 3인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파두 법인도 기소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는 과정에서 SK하이닉스 등 주요 거래처의 발주 중단 사실을 숨기고 공모가를 부풀린 혐의다.
파두는 지난 2023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회사는 이익을 보고 있지 못했지만 미래 성장성을 인정받으면서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에 데뷔했다. 상장 이전 파두의 매출액은 2020년 8억4000만원, 2021년 51억6000만원, 2022년 564억원, 2023년 1분기에는 176억6000만원을 기록했고 파두는 상장하는 첫해 1203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면서 공모가가 3만1000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상장 직후 발표된 파두의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상장 이후 발표된 파두 매출은 2분기 6000만원, 3분기 3억2000만원으로 급감했다. 자연스럽게 증권신고서에 제출한 매출 목표 달성도 힘들어졌고 당시 실적 공시 이후 주가는 3거래일간 45%나 빠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호예수 해제가 풀리자 기관들은 매도 폭탄을 던졌다. 시장에서는 파두가 매출 전망을 허위로 작성했다며 '뻥튀기 상장'을 시도한 것으로 규정했다.
물론 2023년 당시 반도체 시장 사이클이 침체로 접어들었던 만큼 파두의 매출 감소가 어느정도 불가피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독한 반도체 침체기였던 데다가 인공지능(AI)로 인한 메모리 '붐'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고전했던 해였다.
당시 파두 측도 "예상을 뛰어 넘은 낸드 및 SSD 시장 침체와 데이터센터들의 내부 상황이 맞물려 SSD 업체 대부분이 큰 타격을 입었고 이를 피하지 못했다"라며 "갑작스런 고객 발주 중단 등에 대해서는 예상이 힘들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부정적인 의도나 계획은 없었다"고 말했다.
당국은 상장시점과 실적이 집계된 시점을 종합해볼 때 사실상 파두가 상장 당시 매출 감소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고 판단했다. '시장 급변'과 '회사 측의 고의 미래 전망 은폐'가 충돌한 것이다.
결국 이번 검찰 수사 결과로 상장 당시 파두가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점이 명확해졌다는 평가다. 검찰 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보면 이번에 기소된 파두 경영진 등은 당시 파두가 주요 거래처로부터 발주 중단을 통보받았음에도 한국거래소에 허위 매출 소명자료를 제출해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고 봤다. 증권신고서나 투자설명서 등에는 발주 중단 사실을 누락, 신규 거래처 매출 발생 가능성을 과장한해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판단이다. 이와 더불어 검찰은 SK하이닉스 협력사로 선정되기 위해 파두 대표가 당시 SK하이닉스 미래전략실 임원에게 차명으로 금품을 공여한 혐의도 있다고 확인했다.
성장궤도 올라섰는데…법적 리스크 어쩌나
검찰이 기소를 결정하면서 파두는 법적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제 막 성장궤도에 올랐다는 점, 팹리스 기업이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고려하면 성장 경로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2023년 상장 당시 부진했던 파두의 성장세는 최근 급격하게 우상향 중이다. 2024년에는 매출이 435억원가량으로 다시 늘어났고 올해에는 3분기까지 68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연간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미국의 대형 빅테크와 연이어 계약을 따냈고 AI데이터센터 붐을 타고 SSD 수요 또한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내년에는 흑자전환도 기대되는 상황이었다.
파두 입장에서 이번 기소로 회사의 내부통제에 대한 구멍이 대외에 각인되면서 추가 고객사 확보가 쉽지 않을 거란 우려가 나온다. 상장사의 주요 경영진과 회사 자체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는 흐름에 갇히게 되면 시장은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이나 속도 등에 의문을 갖게 되고 자칫 이번일로 경영진이 급격하게 변화한다면 회사의 경영노선 변화로 읽힐 수 있다는 거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기술력 등도 매우 중요하지만 고객사에게 안정적으로 제품을 납품하는 등의 신뢰도를 중요시 하고 고객사와 수시로 소통하며 맞춤형 제품을 납품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고객사 추가 확보에 나서야 하는데 법적 공방이 길어지면 기존 물량은 소화하더라도 신규 고객 확보에는 걸림돌로 적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일단 파두 측은 이번 검찰의 기소 결정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파두 측은 "이번 사안은 당사 기술력이나 사업의 실체, 현재의 매출 또는 재무 상태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핵심 쟁점은 기술특례상장 제도 하에서 상장 당시 매출 추정과 사업 전망을 어떤 기준으로 투자자에게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법적 판단"이라고 밝혔다. 회사의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이어 "상장 과정에서 당시 확보 가능한 정보와 합리적 가정을 바탕으로 중장기 사업 전망을 설명해 왔으나 그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보다 충분하고 명확하게 전달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라며 "현재 제기된 법적 쟁점에 대해서는 향후 재판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를 성실히 소명해 나갈 예정이며 법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개별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신중을 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사안을 계기로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기준을 높이기 위해 사업 전망 및 예측 정보를 명확히 구분하고 내부 검증 절차를 강화하는 동시에 투자자 판단에 참고가 가능한 정보 공개의 범위와 기준을 더욱 엄격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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