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인사이드 스토리]앙숙·원팀의 공존…KDDX가 해외사업 영향 줄까

  • 2026.05.28(목) 07:10

KDDX 사업자 선정 코앞…HD현대·한화 간 갈등 아직 진행형
加잠수함 입찰서 양사 갈등 부각 우려…중요해진 '정부' 역할

조만간 방산업계에서는 업계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자들이 결정납니다.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KDDX)과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인데요. KDDX 사업 규모는 7조8000억원, CPSP는 무려 60조원에 이릅니다. 두 사업의 사업권을 따낸다면 든든한 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를 놓고 붙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두 기업의 역학관계가 미묘합니다. KDDX사업에서는 양사가 '경쟁' 관계지만 CPSP사업에서는 함께 사업을 꾀하는 '협력' 관계여서죠. 방산 사업 영역에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만 그간 꼬일대로 꼬여온 KDDX 사업자 선정이 더 큰 먹거리인 CPSP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옵니다.  

꼬일 대로 꼬여버린 KDDX

방위사업청은 28일 KDDX 사업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합니다. 29일에는 제안서 제출도 마감하죠. 국산 이지스급 구축함을 건조하는 이 사업은 오는 2036년까지 6척의 KDDX를 인도하는 것으로 규모는 7조8000억원에 달합니다. 국내 해군 함정 사업 기준 최대죠. 

그간 KDDX 사업은 현재까지 제대로 된 일정을 밟지 못하고 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이 지난 2023년 KDDX 기본설계를 마치면서 이후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까지 맡을 것으로 관측됐는데요. 이 과정에서 한화오션이 공정성 확보를 위해 경쟁입찰이 필요하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업자 선정이 미뤄졌습니다.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이 사업 참여를 위해 HD현대중공업이 만든 기본설계 자료를 바탕으로 제안서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영업비밀을 넘겨주는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에 법원에 자료 공유 금지 가처분을 냈죠. 하지만 법원은 계약상 기본설계 산출물 권리는 사업을 공고한 방위사업청, 즉 국가에 귀속됐다고 보고 이를 기각했고 HD현대중공업은 현재 항고심을 진행 중입니다. 

HD현대중공업은 이 사업의 기본설계를 하면서 건조 공법, 장비 사양, 원가 판단, 설계 노하우 등 다양한 전략을 담았습니다. 기본설계를 맡은 업체가 이후 과정을 맡는 것이 관행으로 굳어온 상황에서 향후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업체 선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기본설계 단계부터 역량을 집중했던 거죠. 기본설계를 내줘야 하는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는 재주만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가져가는 상황이 불쾌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의 기본설계 결과물도 자금을 지원한 방위사업청에 귀속된다는 게 현재 법원의 판단입니다. 아울러 과거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의 KDDX의 군사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내부통제 문제가 있었다는 점에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한화오션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보이고요. 

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KDDX 사업은 발주처의 모호한 태도와 관행, 내부통제에 실패, 공정경쟁 주장으로 기본설계 자료를 활용하는 입찰구조 선례를 남길 수 있는 불공정 문제 등 모든 관계 기관들의 이기심으로 미뤄졌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업계에서는 2차 입찰 결과가 나오면 더욱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누가 선정되더라도 탈락한 곳에서는 추가 문제 제기에 나서 가처분, 행정소송, 감사 청구와 같은 후속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실제 27일 KDDX 사업 입찰에 참여한다고 밝힌 HD현대중공업은 과거 군사기밀 유출 의혹과 관련한 건으로 감점이 있을 경우 법적 공방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제시했습니다.

이 때문에 KDDX 사업은 '누가 더 좋은 배를 만드느냐' 보다 '누가 더 정당하게 선정됐느냐'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씁쓸한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제 사업을 넘어 '자존심'의 문제라고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CPSP 경쟁사, KDDX 사례 부각 우려

방산업계에서는 KDDX의 사업 과정에서 이어져온 양사 갈등의 파장이 조만간 있을 CPSP 사업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CPSP 사업은 아이러니하게도 기술 유출 등으로 갈등이 깊어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원팀'으로 나서고 있어서죠. 

CPSP 사업을 위해 양사가 협력한 건 국내 대표 조선사로 한국 조선 및 방산 생태계 전체의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이해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사업의 규모가 워낙 커 나홀로 이를 소화하는 것이 어렵다보니 각자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협력을 해 사업을 따내겠다는 계획입니다. 

문제는 CPSP 사업 과정에서 KDDX로 인한 불협화음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겁니다. 이번 사업은 단순히 잠수함을 만들어서 넘기는 것을 넘어 길게는 30년동안 지속적인 유지 보수를 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장기적으로 '원팀'을 유지할 수 있는 협력 관계를 보여줘야 하는 게 중요한거죠. 하지만 KDDX로 인한 불협화음으로 완전한 운명공동체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 부각되면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캐나다에 빠른 납기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KDDX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두 곳의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된 전적이 있으니 이러한 단점이 도드라질 가능성이 있죠. 

실제 최근 캐나다에서는 CPSP 사업 시 12척을 한번에 발주하는 것이 아닌 '쪼개기 방식'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단일 기종을 도입해야 장기유지 비용이 저렴한데 이를 나누는 건 경쟁사에서 장기적인 공급망 및 컨소시엄 내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부각시킨 결과라는 게 방산업계의 시각입니다. 

아직까지 양사 갈등이 캐나다 현지에서 공론화되진 않았지만 워낙 사업 규모가 큰 만큼 경쟁사들이 이러한 점을 수면 위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지적입니다. 

결국 KDDX는 단순히 어느 조선사가 차기 구축함을 따내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업자 선정 과정의 공정성, 기본설계 산출물의 활용 범위, 방산 기술 보호 원칙을 어떻게 정리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이 기준이 흐릿해진다면 국내 갈등이 더욱 깊어지고 그 여파는 해외 대형 수주전에서 한국 방산의 신뢰도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KDDX의 남은 절차에서 방사청 등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입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