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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톺아보기]②오너회사에 415억 `일감 몰아주기`

  • 2013.09.09(월) 09:30

SM, 이수만회장 소유 `라이크기획`에 16년간 기획료 지급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일감 몰아주기 방식으로 1998년부터 16년간 번 돈이 41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0년 동방신기 ‘노예계약’ 문제를 둘러싸고 제기됐던 이 회장의 `뒷주머니`는 점점 커지고 있다.

12일 비즈니스워치가 SM엔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988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SM엔터가 라이크기획에게 준 외주기획료는 415억2463만원에 이르렀다.

라이크기획은 1997년 이수만 회장이 세운 개인기업이다. 이 회사는 SM엔터 소속 가수의 음악자문과 프로듀싱 업무를 대행하고, 그 대가로 SM엔터 매출의 최대 15%를 외주 기획료로 받아 챙기고 있다. 주식회사 에스엠의 수익 일부가 주주가 아닌, 오너 소유의 개인회사로 흘러들어간 셈이다.

외주 기획료는 1998년 6억6300만원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해 지난해 63억5573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전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SM엔터의 매출이 커져서다. 라이크기획은 1998년부터 현재까지 매출을 기준으로 2~15%의 인세를 받아왔다. 영업적자가 발생했던 2004년과 2006~2008년에도 기획료를 떼갔다. 최근 라이크 기획과 SM엔터의 프로듀서 용역 계약은 2014년 말까지 연장됐다.

이 회장은 1995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SM엔터를 설립했다. 설립초기에는 SM엔터가 신인 발굴과 음반 제작을 맡고, 음반 판매는 SM기획이 전담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무렵인 2000년엔 업무는 더 세분화했다. 음반판매는 신나라뮤직과 와와엔터테인먼트가, 메니저 업무는 (주)에스엠엔터프라이즈가 맡았다. 라이크기획은 프로듀서 업무를 전담했다. 에스엠엔터프라이즈는 음반매출의 20%를, 라이크기획은 15%를 수수료로 떼 가는 구조였다. 2002년 SM엔터는 에스엠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했지만, 라이크기획은 그대로 남겨뒀다. 이 회장의 `몫`은 건드리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오너가 개인 회사를 차려 법인의 수익을 가로채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SM엔터는 코스닥 상장사로, 주주들의 이익을 오너가 편취한 셈이다. 오너가 개인 회사를 세워 고수익을 보장해주는 일감 몰아주기으로도 볼수 있다. SM엔터도 이를 회사의 위험 요소로 파악하고 있다. 2012년 SM엔터 투자보고서는 첫 번째 회사위험으로 ‘라이크기획’을 꼽았다. 보고서는 “향후 SM엔터 매출이 증가하면 외주 기획료 지급액도 증가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주기획료는 특히 음원·음반 수익에서 과도하게 책정되고 있다는 주장이 줄곧 제기됐다. 동방신기 멤버인 김재중·박유천·김준수 씨는 2009년 7월 SM엔터를 상대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시 그들은 "부당한 계약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한다"고 주장하면서, ‘노예계약’ 논란이 일었다. 최장 13년에 이르는 계약기간과 부당한 계약으로 SM엔터 측만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SM엔터의 투자보고서 상에도 로열티 수익 분배에서 가수에게 분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논란이 한창이던 2010년 음원·음반 매출 499억원 중 작사·작곡비 로열티로 21억원, 아이트스트(가수) 로열티로 20억원이 지급됐다. 반면 라이크기획은 이들 료열티의 두배가 넘는 56억원을 챙겼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SM엔터는 스튜디오 녹음, 공연 기획 등을 라이크기획에게 아웃소싱하고 있다”며 “이수만 회장 입장에선 수직계열화에 성공했고, 쉽게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나갈 때 지정된 미용실만 이용한다거나, 백화점 회장 사모님의 일가 친척이 지하에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랑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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