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의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을 높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3월부터 유럽의 양적완화가 본격화되며 증시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금리 인상 우려가 신흥국 자금 이탈을 부르는 역풍이 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자연스럽게 내주 열리게 될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내심' 문구 삭제를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 대체로 금리인상 시기도 6월로 앞당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유럽과 아시아 부양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달러 강세 자체가 한국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 美 2개월 고용 서프라이즈..금리인상 트리거
지난 2월 미국의 신규고용은 29만5000명을 기록하고, 미국 실업률도 5.5%로 떨어지며 미국의 고용 호전은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다.
고용지표 호조는 자연스럽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간 금리인상의 기준이 됐던 실업률이 5%대에 안착하면서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소비의 회복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금리인상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가 미국 기업들의 수출에 부담을 주고 있고 물가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은 부담으로 지목된다. 고용호조에도 임금 상승률이 정체됐기 때문에 질적인 회복이 미진하다는 분석도 있다. 달러 강세와 저유가로 업종별 고용도 불균형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 미국 고용지표 추이(출처:하나대투증권) |
◇ FOMC 주목..'인내심' 문구 삭제 기정사실화
시선은 자연스럽게 FOMC로 쏠린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당장 이뤄지진 않겠지만 자넷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을 통해 어느정도 시기와 폭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크다.
연준은 6월이나 9월 중 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돼 왔고 잇따른 고용지표 호전으로 6월로 앞당겨지는 양상이다. 일단 FOMC에서는 그동안 언급돼 왔던 '인내심' 문구 삭제는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반면, 금리인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는 만큼 미국이 금리인상에 빠르게 나서지 않을 것이란 점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정범 한국증권 연구원은 "고용률이 여전히 저조했지만 연준이 제로금리를 유지할 명분으론 부족해 보인다"며 "인내심 문구 삭제와 함께 금리인상 시점도 6월로 당겨질 수 있다는 인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반면, 채현기 KT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임금상승률과 경제활동 참가율은 6월 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유럽발 호재 상쇄?..강달러 긍정적인 면도 부각
시장은 내주 FOMC를 앞두고 금리인상 경계감이 작용하며 모처럼만에 나온 강세에 부담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말 중국은 금리 인하에 나서며 부양 기조를 강화했고 한국이 금리인하에 동참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주 코스피는 2000선을 돌파했고 채권 금리도 하락세를 탔다.
그러나 주말 사이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로 유럽의 양적완화 호재는 주춤했다. 유럽이나 일본의 양적완화와 미국의 금리인상이 맞서면서 한국으로서는 유럽의 금리인하를 추종하기도 쉽지 않게 됐다. 달러 강세가 강화될 경우 신흥국 자금 유출 가능성도 높아진다.
다만 금리 인상 우려로 달러 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좋게 보는 쪽도 있다. 우호적인 유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 실적에 도움이 되는 등 달러 강세의 긍정적인 측면에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노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 상승은 기업실적을 상향시킬 수 있는 변수"라며 "미국 금리인상 우려에도 불구, 아시아 각국의 경기부양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태동 LIG증권 연구원도 "연초 이후 달러 강세는 지난해 하반기와 다르다"며 "최근의 달러 강세는 안전자산 선호보다 통화부양 영향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이 실적개선 힘을 받는다면 환율손익이 외국인 심리에 미치는 영향력은 약화될 수 있다"며 "게다가 유로존에서 풀린 돈 역시 한국 주식시장으로 계속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