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시동을 걸면서 이 회사에 매겨질 '몸값'의 바로미터 경영 실적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국내 폰게임 시장을 휘어잡으면서 매분기 고공성장을 이어왔으나 올 들어 이익 성장세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순전히 모바일게임 흥행에 힘입어 최근 2년 사이에 급격히 성장한 회사다. 지난 2014년 3분기를 시작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매분기 최대' 행진을 한동안 이어왔다.
대표작이자 장수게임인 '세븐나이츠'와 '모두의마블' 흥행 열기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데다 지난해 출시한 '레이븐'과 '마블퓨처파이트', '백발백중' 등이 초기 돌풍을 일으키면서 실적 개선을 크게 이끌었다.
실제로 폰게임 흥행 성과를 가늠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에서 '넷마블표' 게임들은 한때 10위 안에 5~6개 가량 랭크될 정도로 인기였다. 다른 업체들이 기껏 1~2개 게임을 10위 안에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넷마블게임즈는 사실상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올 들어 다소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중국 등 글로벌 업체의 공세와 넥슨·NHN엔터테이먼트 등 대형사들이 저력을 드러내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이로 인해 넷마블게임즈의 기존 흥행작인 '몬스터길들이기'나 '레이븐', '이데아' 등은 최근 흥행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올해 야심작인 '스톤에이지'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며 현재 20위 밖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다. 이날 현재 구글 매출 10위 안에 올라온 넷마블표 게임은 '세븐나이츠'와 '모두의마블' 달랑 두개다.
매분기 질주하듯 성장하던 경영 실적도 주춤하는 양상이다. 올 1분기 매출은 3262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전분기(3438억원)에 비해 5% 감소했다. 물론 2분기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지난 2014년 3분기부터 쉼없이 이어지던 성장세가 7분기만에 꺾였던 것이다.
영업이익 역시 올 1분기에는 전분기(656억원)에 비해 60억원 가량 빠진 598억원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7분기만에 영업이익이 처음 뒷걸음질친 것인데, 올 2분기에는 이보다 더 밀린 534억원에 그쳤다.
무엇보다 외형 성장세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 작년 1분기까지만 해도 25.07%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이후 매분기 떨어지면서 올 2분기에 15.15%로 가라 앉았다. 올 2분기 엔씨소프트의 영업이익률이 35.8%, 넥슨이 35.17%인 것을 감안하면 부진한 수치다.
이는 판관비가 늘었기 때문이다. 넷마블게임즈는 대표작 '세븐나이츠'와 '모두의마블'로 일본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나 메이저 시장인 북미와 유럽, 중국 등에선 아직 걸음마 단계다.
비록 올 2분기 해외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을 웃돈 58%를 기록했으나 이는 작년 7월에 인수한 미국 캐주얼게임 개발사 SGN의 실적이 연결 매출에 반영된 것이 크다.
넷마블 자체 지적재산권(IP)의 힘으로 북미·유럽 시장 등을 뚫기에는 여전히 힘에 부치는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해외 마케팅을 벌이면서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것인데,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사업 기조를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약'으로 정하고 해외 시장에서 통할 만한 유명 IP 확보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이를 위해 미국 만화의 '양대산맥' 마블·DC코믹스의 인기 히어로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매이션 캐릭터를 가져와 폰게임으로 만드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 IPO 목적 가운데 하나도 상장을 통해 끌어들인 자금으로 인지도 높은 IP를 확보하거나 유망 게임사를 사들여 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는데 있다. 해외 사업의 성과가 실적 개선 및 IPO 성공의 핵심키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