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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y 전쟁 1년]④'얼마나 뻘쭘하길래…' 유통 빅3 '쉬쉬'

  • 2016.10.27(목) 09:37

신세계·롯데·현대百, 거래액 죄다 '비공개'
이용자 위해 편의 개선·가맹점 확대 절실

간편결제 시장의 한축을 이루는 것이 신세계와 롯데·현대백화점 등 이른바 '유통 빅3'이다. 신세계가 자사 계열사 쇼핑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SSG페이'를 작년 7월에 내놓자 롯데와 현대백화점도 각각 'L페이'와 'H월렛'을 덩달아 출시, 판을 키웠다.

 

하지만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등 다른 간편결제와 마찬가지로 유통 진영의 서비스도 용을 쓰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1년이 지났으나 죄다 구체적인 가입자나 거래액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다.  

 

애초에 단골 고객을 붙잡으려는 목적이 컸기 때문에 삼성페이 등 메이저 서비스에 비할 바 못할 것으로 예상은 됐으나 실제 성과물은 이를 감안해도 기대에 못 미친다. 

 

 

◇ 대부분 서비스 지표 비공개


유통 빅3가 경쟁적으로 선보인 간편결제는 당초 시장 규모를 획기적으로 키울 서비스로 기대를 모았다. 이들 업체가 결제 행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유통업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나 전국 각지에 백화점, 마트, 편의점, 렌트카 등의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자사 간편결제 이용시 사은품을 끼어주거나 현금처럼 쓰는 적립금을 지원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이로 인해 한때 유통 진영을 중심으로 간편결제 서비스 경쟁이 격화되는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서비스 1년이 지난 현재 3개사 모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SSG페이를 제외한 2개 기업 모두 구체적인 가입자와 거래액 등 서비스 지표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월평균 가입자는 4만명 수준, 거래액은 매월 15~20% 성장"이라고 두루뭉술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신세계 역시 가입자(190만명) 외 거래액 규모를 따로 밝히지 않고 있다. 서비스 기간이 1년이 지났음에도 주요 지표를 내놓지 못할만큼 성과가 신통치 않았다는 것이다.

 

 

◇ 중장기 관점에서 봐야

 

간편결제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가맹점 제한' 때문이다. 대부분 간편결제는 각각 제휴를 맺은 곳 외에선 사용할 수 없다. 모든 업종, 모든 사이트에서 가능한 간편결제는 아직 없기 때문이다.


가입자와 거래액 기준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네이버페이(1600만명·2.5조원)만 해도 대표 오픈마켓인 11번가나 지마켓, 옥션 등에선 '무용지물'이다. 해당 몰에선 자체 간편결제인 '시럽페이'나, '스마일페이'를 쓰고 있으며 외부 서비스의 입점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마다 사업 영역에 칸막이를 치고 외부 서비스를 허용하지 않다보니 이용자 입장에선 매번 새로운 서비스를 설치해야 하는 등 번거로울 수 밖에 없다. 간편결제의 주된 이용 목적 가운데 하나가 신속성인데 새로운 서비스의 설치 및 가입으로 인해 오히려 시간이 소비되는 치명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는 마케팅 활동도 그때 뿐일 때가 많다. 유통 진영을 비롯해 대부분 업체들이 할인과 포인트 적립 등 프로모션으로 이용자를 끌어모으고 있으나 이벤트 기간에만 반짝 결제 빈도가 늘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업체들이 기존에 계획했던 마케팅 비용을 줄이면서 서비스 경쟁 열기도 자연스럽게 식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업체들이 이용자에게 프로모션 등 경제적 혜택을 주기보다 가맹점 확대를 위한 노력 등 이용 편리성을 끌어올리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성빈 교보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관점으로 프로모션에 집중할게 아니라 중장기 관점에서 서비스 편의 개선 및 가맹점 확대 등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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