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화정책 회의가 내달 초부터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증시가 숨죽이고 있다. 오는 11월8일 미국 대선을 앞둔데다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당장 11월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지만 이번주 내내 증시 발목을 단단히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에 하나 있을 변동성 확대에도 대비하라는 조언이다.

◇ 美, 현 통화정책 유지 무게
오는 11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2번 남아있는 통화정책회의를 연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11월에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12월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전초전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월 13~14일 예정된 회의에서의 금리인상 계획을 시장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데다 당장 한주 뒤에 미국 대선이 예정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을 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와도 직결되면서 그 결과에 따른 시장 파급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 역시 11월에 금리 인상에 나설 만큼은 아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준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고용지표는 최근 시장 예상을 다소 밑돌았고 물가 역시 연준의 목표치인 2%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
◇ 12월 금리인상 전초전 예상
다만 11월 회의에서는 12월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당시에도 연준은 직전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암시했고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이번주 발표되는 10월 고용지표나 제조업지표 역시 금리 인상에 어느정도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이미 연방기금선물 시장에서는 연말에 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80%로 보고 있다. 최근 채권 금리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지수도 15년 최고치까지 상승한 상태다.
하나금융투자는 "11월 회의에서는 12월 금리인상 시그널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물가 인상이 상향되거나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위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경우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선반영됐다 하더라도 시장 경계감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더해 미국 대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승기를 잡는 듯 했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이메일 재수사 착수라는 악재를 만나면서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 클린턴 후보는 과거 국무장관 시절 사설 이메일 계정으로 국가 기밀을 보고 받아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지난 주말 사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추가 수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뉴욕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 BOJ·BOE도 숨고르기 전망
미국 FOMC 회의에 앞서 일본은행(BOJ) 역시 11월1일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하고 영란은행(BOE)도 11월3일에 금리 결정에 나선다. 둘 모두 기존 통화정책 유지에 무게가 실리면서 시장에 큰 변수는 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BOJ는 지난 9월 회의에서 '수익률 곡선 관리(장기금리 타게팅)'라는 새로운 정책을 도입하면서 기존의 자산매입 정책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임을 드러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에서는 기존 통화정책 변화 없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낮추는 정도만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채 매입 여력 축소로 기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BOE의 경우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경제지표가 우려만큼 악화되지 않은 상태여서 금리 동결에 무게가 실린다. BOE는 지난 6월 브렉시트 충격 이후 8월에 기준금리를 0.25%로 인하한 바 있다.
지난주 영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5%로 2분기 0.7%보다는 둔화됐지만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영국은 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이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커질 것으로 보고 당장은 시간을 버는 쪽에 더 집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