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출범하는 국내 자기자본 1위의 초대형 투자은행(IB) ‘미래에셋대우’가 난제와 맞닥뜨렸다. 통합법인 출범을 위한 최종 관문인 주주총회는 무사히 넘었지만,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권이란, 현재로서는 예측 불가능한 요소와 마주했다. 현 상황에서는 과도한 자금 유출을 수반할 개연성이 없지 않다.
미래에셋대우는 4일 임시주총을 열어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 안건을 승인했다. ▲참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전체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인 특별결의 요건을 무난히 채웠다. 미래에셋대우에 흡수되는 미래에셋증권도 합병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29일 자기자본 6조2700억원(2016년 6월 말 기준)의 국내 1위의 초대형 IB 증권사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한다. 지난해 12월 24일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지 1년만이다.
합병은 성사됐지만 양사가 통합법인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하는 데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봐야할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가 있다. 합병 반대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이 그것이다. 과도한 자금 유출이 발생하고, 순자본비율(NCR) 하락 등 재무건전성을 떨어뜨리는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소지가 있어서다. 게다가 현 상황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개연성이 있다.
청구권 행사 요건은 ▲합병 이사회 결의(5월 13일) 공시 다음 영업일(5월 16일)까지 주식을 취득하고 ▲합병 반대 의사를 주총(11월 4일) 전(前)까지 통지한 뒤 ▲행사일(11월 7일~17일)까지 보유한 주식에 해당한다. 단, 주총 전 반대 의사를 통지했더라도 주총에서 합병에 찬성하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행사기간은 이번 주총이 끝난 직후인 오는 7~17일 11일간이다. 주당 행사가격은 각각 7999원(보통주 기준), 2만3372원이다. 반면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4일 현재 7770원이다. 이날 합병 승인으로 그간의 부진을 딛고 반등했지만 여전히 행사가를 밑돌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2만2800원으로 마찬가지다. 합병비율(1대 2.97주)을 고려할 때 미래에셋증권 주주는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7870원 이상은 돼야 주식매수 청구보다 신주 전환이 더 유리한데 이 또한 여의치 않다. 따라서 행사가능기간 동안 양사 주가가 최소한 청구가격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주식청구가 쇄도할 개연성이 없지 않다.
국민연금의 경우 현재 미래에셋대우 지분 5.9%(1940만주), 미래에셋증권 9.2%(1050만주)를 소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미래에셋대우 주총 전 합병 반대 의사를 통지하고 주총에서는 기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역시 합병은 성사시키돼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의 양사 지분을 매입하는 데 드는 비용만 해도 4000억원이 소요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