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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탄핵정국 눈앞에…안전벨트 '꽉'

  • 2016.11.25(금) 11:01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장중 5.5%↓…광우병 때도 부침
최순실게이트 선반영 기대도…브라질은 되레 올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증시도 탄핵 정국에 돌입했다.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증시가 요동친 만큼 또다시 충격과 맞닥뜨릴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과거 대통령 탄핵이 단기 영향에 그친데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미국 대통령 선거로 증시가 이미 크게 조정을 받으면서 어느정도 선반영됐다는 인식도 크다. 지난 4월 브라질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오히려 브라질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것도 참고할 만하다.

 

 

◇ 탄핵정국 결국 눈앞에

 

지난 24일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당 원내대표들은 대통령 탄액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하면서 탄핵 정국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들은 정기국회 회기 안에 탄핵에 나서기로 해 이르면 내달 2일, 늦어도 9일까지 탄핵안 표결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성 연판장에서 40명의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탄핵안 가결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하려면 재적의원(300명) 3분의 2인 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야당과 야권성향의 무소속 의원은 171명으로 여기에 여당 측 표가 가세할 경우 숫자 상으로 탄핵소추안 결의가 가능한 상황이 됐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되더라도 절차가 더 남아있다.  수차례 심리를 거쳐 헌법재판소장을 포함한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바 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장중 5.5%↓

 

증시도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증시가 크게 하락한 바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던 2004년 3월12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5.5% 이상 급락했다. 당시 종가는 848.80포인트로 장중 낙폭을 일부 회복했지만 2.43% 급락한 채로 마감했다.

 

이명박 정권이었던 2008년 5,6월에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재협상으로 연일 촛불시위가 벌어지면서 정치 불확실성을 키웠다. 당시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탄핵요구가 빗발쳤고 시장도 부침을 겪었다.

 

지난 2008년 5월 1900선에 육박했던 코스피 지수는 2008년 6월 1700선으로 밀렸다. 2008년의 경우 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터지면서 코스피 1000선이 붕괴된 바 있다.

 

이처럼 과거 경험을 감안할 때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실제 가결될 경우 증시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 "실제 파장 크지 않을 것" 반론도

 

물론 여느 정치적 변수 영향이 그렇듯 실제 파장이 장기화되진 않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의 시장 급락이 국내 정치적 파장에서 비롯됐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나금융투자는 "해당 기간 모두 신흥국을 위시한 글로벌 증시의 동반 부진이 확연했던 기간이었다"며 "과거 일부 개도국에서 나타났던 유혈충돌 양상으로 비화하지 않는다면 증시 파장도 제한된 범위에서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금융시장을 이끄는 핵심 수급 주체가 외국인이고, 이들이 내부변수보다는 글로벌 거시 및 정책 환경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이미 최순실 게이트가 확산되며 증시가 한차례 부침을 겪었고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또다른 불확실성을 겪은 만큼 증시에 악재가 상당부분 선반영됐다는 인식도 크다. 코스피 지수는 최순실 사태 이전인 지난 9월29일 2070선에 육박하며 연중최고치를 경신한 후 일련의 악재들을 겪으면서 전날(24일) 1971.26을 기록, 고점대비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다만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사태와 연루된 기업이 적지 않고 시장 영향력이 큰 만큼 정치적 내용이 안정화되기 전까지는 중립 이하의 시장기류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 브라질은 탄핵정국서 급등

 

전세계적으로 가장 최근 대통령 탄핵을 겪은 브라질 주식시장은 오히려 올들어 큰 폭으로 오른 것도 증시로서는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브라질은 지난 4월 하원에서, 지난 8월에는 상원에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지난 2011년 당선된 호세프 전 대통령 역시 브라질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다. 반면, 호세프 전 대통령은 야권 출신으로 정치적 배경 등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큰 차이를 보인다.

 

브라질은 올해 탄핵 정국이 진행되는 사이  정치 불확실성 해소 기대로 브라질 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24일(현지시간) 61395.53을 기록하며 올들어 40%이상 급등한 상태다. 지난해 13.3% 급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브라질의 경우 호세프 대통령 탄핵과 함께 새롭게 들어선 정부가 강력한 재정균형과 인프라 투자를 예고하면서 증시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당시 국내외 전문가들은 탄핵 이후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지만 중기적인 구조변화가 진행될 것이란데 무게를 실었고 이런 기대감이 증시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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