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지난해 업계 최초로 내놓은 한국형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설정 후 10개월만에 700억원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22일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1일 삼성 한국형 타깃데이트펀드(TDF) 수탁고가 700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TDF는 미국에서 1000조원 이상 판매된 연금상품으로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타깃데이트(Target Date)로 상정해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한다.
가입자 본인의 판단으로 스스로 운용을 해야 하는 기존 연금상품과 달리 은퇴 시점을 정하면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의해 펀드가 스스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운용된다.
삼성자산운용은 "저성장·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TDF가 이미 활성화된 미국 연금시장을 통해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에 기존 원금보장형 연금상품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TDF 시장 확대는 국내 연금시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 한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개인연금법을 제정해 기존 원금보장형 상품에서 실적배당형 상품들을 개발해 보다 효과적인 연금자산관리를 장려하고 있다.
또한 보험, 신탁, 펀드 등 기존 연금상품 외에 모델포트폴리오, 디폴트옵션 제도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모델포트폴리오 제도란 투자성향에 따라 여러 가지 유형을 설정하고 유형별 요건에 따라 일임해 운용하는 것이며, 디폴트옵션 제도는 개인이 연금 투자 시 이러한 모델포트폴리오의 대표 유형이나 상품을 따로 선택하지 않을 경우 판매사가 미리 설정한 TDF와 같은 상품으로 자동 투자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TDF를 포함해 우리나라 연금 시장 전체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미국 TDF시장 역시 90년대 중반 첫 선을 보인 후 2006년 노동자의 동의 없이도 기업이 퇴직연금에 자동 가입하게 되는 '연금 자동가입제도' 도입에 따라 시장 규모가 급성장한 바 있다. 현재 미국 TDF는 약 1조2450억달러(약 1370조원)규모다.
삼성한국형TDF는 투자성향, 취업 평균 연령, 수입 등 한국인 생애주기에 맞게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을 적용해 투자 편의성 높였다. 대다수 연금자산 투자자가 자산배분에 대한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은퇴시점만 정하면 신경 쓰지 않아도 펀드가 최적의 투자를 수행한다. 2015년부터 2045년까지 매 5년 단위 은퇴시점인 2015,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펀드 등 총 7개 상품 라인업을 갖췄다.
오원석 삼성자산운용 연금영업팀장은 "연금은 장기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글로벌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 관리, 소득과 은퇴시점을 고려한 투자가 중요하다"며 "TDF는 이를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상품으로 출시 10개월 만에 700억 원을 모은 건 투자자들의 니즈를 제대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2016년 4월 출시된 삼성 한국형TDF는 3개월 5.63%, 설정후 7.24%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에프앤가이드, 2/21, 2040펀드 기준).
한편, 삼성자산운용에 이어 다른 대형 운용사들도 TDF 출시를 준비 중이다. 한국투신운용은 지난해 제휴를 맺은 미국 티로프라이스와 함께 이달말 TDF를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다. KB자산운용도 미국 뱅가드와 제휴 후 TDF 출시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