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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유리천장? 큰집 둔 증권 CEO의 비애

  • 2017.03.08(수) 14:02

[인사이드 스토리]강대석 신금투 사장 4연임 실패 '아쉬움'
신한, 하나금투 등 은행 계열 증권 CEO 장기 연임 어려워

바야흐로 꽃 피는 봄의 초입, 주주총회 시즌입니다. 주총 하면 무엇보다 임기가 끝나는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릅니다. 증권가도 예외일 순 없는데요. 특히 매년 CEO가 연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몇몇 증권사들은 항상 이맘때 스포트라이트를 받습니다.

 

지난해 9연임으로 '넘사벽' 기록을 세우고 있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10연임이 확실시되며 11년 최장수 CEO 타이틀을 거머쥘 전망입니다. 올해 당장 연임 이슈는 없지만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 역시 지난해 4연임에 성공한 후 내년까지 2년 임기를 채우면 10년 장수 CEO 반열에 오르게 됩니다.

 

공교롭게 두 증권사 모두 지난 2015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다른 증권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냈습니다. CEO의 탁월한 리더십과 경영능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됐다는 점을 부인할 순 없겠는데요.

 

물론 증권업계에 장기 연임 신화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실력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장기 연임이 쉽지 않은 증권사들도 있습니다. 사정이야 제각각이지만 가장 최근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의 4연임 실패는 앞선 장수 CEO들과 대조를 이루면서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커 보입니다.


  

◇ 강대석 신금투 사장 4연임 실패 '아쉬움'

 

강대석 사장은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에서는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하며 신한금융투자 CEO 재임 기록을 새롭게 썼습니다. 지난 2012년부터 무려 5년간 신한금융투자를 이끌게 된 것인데요. 업계에서도 강 사장이 장수 CEO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1988년 굿모닝신한증권의 전신인 신한증권에 입사해 신한증권 인력개발부장, 영업2본부장, 마케팅전략본부장, 굿모닝신한증권 기획본부장 등을 지낸 강 사장은 취임 때도 주목을 받은 바 있는데요. 신한금융투자에서는 증권 출신 첫 사장이었기 때문입니다.

 

증권사 CEO가 증권업계 출신이 아닌 게 더 어색해 보일법하지만, 신한금융투자가 은행 중심의 지주회사 계열사이다 보니 통상 지주 중심에 있는 은행 출신들이 자회사 자리를 한 자리씩 차지해온 이력을 감안할 때 나름 파격으로 비쳤습니다.

 

이에 더해 강 사장은 지난해 3연임으로 2002년 4월 신한금융투자가 신한금융에 인수된 후 종전 CEO들의 재임 기간이 길어야 3년에 불과했던 것을 깬 것인데요. 올해도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갈지 주목했던 업계로서는 연임 실패가 아쉬울 수밖에 없습니다.

 

신한금융투자 노조가 신한은행 출신인 김형진 신임 사장을 두고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이런 아쉬움이 크게 녹아있는 대목입니다. 

 

◇ 장기 연임은 예의가 아닌 게 현실(?)


▲ 신한금융투자 강대석 현 사장(왼쪽)과 김형진 신임 사장

 

일부에서는 지난해 신한금융투자의 실적 등을 강 사장의 연임 실패 이유로 지목하기도 하지만, 5년 만의 사장 교체 속내는 좀 더 단순해 보입니다. CEO의 능력이나 성과를 떠나 지주 계열 증권사 사장으로서 5년을 했으면 정말 길게 했다는 것이 진짜 이유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마침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바뀌었고, 신규로 내정된 CEO들의 경우 지주 내에서 계열사 사장으로 부임할 차례가 됐다는 얘기가 돌았던 터였습니다. 통상 지주에서 자회사로 CEO를 내려보내는 은행 계열 자회사 사정을 고려하면 가장 수긍이 갈만한 추정이죠.


지난해 실적이 반토막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민정기 사장이 되레 1년 연임에 성공한 이유도 그룹 차원의 교통정리 성격이 강해보입니다.

 

실제로 주요 금융그룹들은 맏형 격인 은행 위주로 인사가 이뤄지다 보니 계열 증권사 CEO들은 진득하게 한자리에 앉아있기 어려운데요. 따지고 보면 하나금융그룹 산하 하나금융투자 역시 장승철 전 CEO(2014년 3월~2016년 3월)와 임창섭 전 CEO(2012년 6월~2014년 3월)를 비롯, 3연임 이상을 찾아보기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진국 현 하나금융투자 사장의 경우 아예 그룹 차원에서 경쟁하고 있는 신한금투 출신인데요. 이 사장이 은행 계열 증권사의 CEO로서 실력만으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도 관심사가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연임 신화를 쓰고 있는 CEO들이나 올해 연임에 속속 성공하고 있는 다른 증권사 CEO들의 경우 '오너'가 있는 증권사가 대부분입니다. 장기 연임은 CEO의 경영 연속성에 대한 경영진 윗단의 확고한 의지가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물론 은행·증권 간 복합점포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은행과의 시너지는 상당한 경쟁
력이 될 수 있고, 두 업계를 두루 알고 있는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신임 사장의 행보도 한편에서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지난해 증자에도 나서고 초대형 IB 간의 본격적인 경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승부수일 수도 있죠. 하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업계가 갖는 아쉬움의 무게감이 조금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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