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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상장, 유망기업과 적자기업 사이

  • 2017.04.06(목) 16:43

유망기업 발굴 취지 좋지만 투자 위험도 높아
적자기업의 자금 조달 창구로 전락할 우려도

한국형 테슬라 상장 1호 자리는 과연 어떤 기업이 차지할까?

한국거래소가 올해부터 적자가 나더라도 사업성만 있다면 상장할 수 있도록 테슬라 요건을 신설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등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면서 모바일커머스와 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기업들이 테슬라 상장 1호 기업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정상적인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주식시장에 입성하면서 투자자 피해와 함께 시장의 물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평가 잣대에 따라 특혜설도 불거질 수 있다. 해당 기업은 유망기업과 적자기업이라는 두 개의 꼬리표 사이에서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 너도나도 IPO 추진…적자기업 자금 유치 창구로

한국거래소는 올해부터 적자기업 상장 방식을 기존 기술평가 특례에서 테슬라 요건, 기술평가 특례, IB 추천 성장성 특례 등으로 다변화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 평가와 영업 기반을 갖춘 기업은 적자 여부와 관계없이 상장할 수 있도록 진입 문턱을 낮춘 것이다.

특히 미국의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가 기술력을 인정받아 나스닥에 상장했을 당시 요건을 그대로 가져온 한국형 테슬라 요건에 대한 관심이 많다. 기존에도 적자기업이 기술평가 특례를 통해 상장할 수 있긴 했지만 테슬라 요건은 기술평가도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중소형 적자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많은 기업이 상장 가능성에 대해 문의하고 있다"면서 "증권사 차원에서도 IB본부를 중심으로 테슬라 요건을 충족해 IPO를 추진할 수 있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 상장 1호 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현재 모바일커머스와 전자상거래, 쇼핑몰 솔루션과 로보어드바이저 개발업체 등 다양한 기업들이 테슬라 상장 1호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테슬라 상장을 검토 중인 한 기업 관계자는 "적자가 지속하면서 자금 유치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테슬라 요건을 통해 상장할 수 있는지 거래소와 증권사에 문의하고 있다"며 "주식시장 상장은 자금 유치를 위한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업성 평가 난해…주간사 책임 강화하긴 했지만

지금은 적자를 보고 있지만 사업성이 충분하다면 상장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해당 기업과 시장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현재 테슬라 요건 상장 1호로 몇몇 기업이 거론되면서 이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출은 수천억원에 달하지만 적자 탈출이 쉽지 않아 보이는 기업도 있고 테슬라의 혁신과는 거리가 먼 기업도 있다. 일단 헤프닝으로 끝나긴 했지만 쿠팡이나 티켓몬스터처럼 돈은 벌지 못하면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경우 테슬라 요건이 오히려 출혈경쟁을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장이 가시화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자칫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일반 투자자들만 피해를 볼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테슬라 요건을 통해 상장할 경우 주간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했지만 여전히 우려는 남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기술특례 상장 역시 성공적으로 안착하지 못한 만큼 테슬라 요건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업체와 주간사 모두 일단 상장하고 보자는 식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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