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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문재인!…허니문(文) 랠리 시동 건다

  • 2017.05.10(수) 13:55

불확실성 해소…과거 새 정부 출범 시 어김없이 상승
실적, 저평가 등 호재 줄줄이…기대감 선반영 우려도

주식시장도 새로운 대통령의 출발을 반기고 있다.


특히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 따른 국정공백 해소와 함께 새로운 정책 기대감이 맞물리면 사상 최고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증시에 더없이 반가운 호재가 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취임하면서 공약으로 내건 정책들이 과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실행에 옮겨질 것이란 전망도 허니문 랠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권교체 기대감 등은 이미 주식시장에 상당부분 선반영된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선 정책적으로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 불확실성 걷히고 정책 동력 구체화

 

지난해 11월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후 올해 3월 대통령 탄핵을 거쳐 드디어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다. 이에 따라 리더십 공백과 함께 지난 수개월간 이어진 정책 불확실성도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오랜 불확실성 해소는 주식시장의 투자심리에도 큰 호재로 작용한다. 특히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기 활성화 기대감이 높아지고, 그간 지지부진하던 각종 정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신속한 정책 드라이브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투자자는 물론 외국인 입장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인 호재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총 81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이를 위해 당선 즉시 10조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새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신산업 육성 의지 덕분에 이미 내수주와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주목받고 있다. 재벌개혁 공약이 소액주주 권리 강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차기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 효과로 경제성장률이 3%대로 복귀하고 주식시장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목표지수도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코스피 목표지수를 기존 2300선에서 2500선으로 상향했다. KB증권도 코스피 최대 목표치를 2450선으로 높여잡았다.

 

◇ 신정부 출범 후 중반까지 증시 탄력

 

과거 사례를 봐도 새 정부의 출범은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1993년 문민정부 이후 대통령 5명이 취임한 첫해 주식시장은 4차례나 올랐다. 대통령 4명의 1년 차 코스피지수 상승률 평균 8%에 달했다. 2008년 금융위기 탓에 코스피지수가 39.6%나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평균 상승률은 20%까지 높아진다.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임기 중 연간 등락률을 보면 1년 차와 2년 차에 각각 23%와 26%를 기록하면서 집권 초년 차에 효과가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신흥국 증시 대비 초과 상승률을 봐도 각종 정책에 힘을 받는 임기 중반까지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실제로 임기 3년 차 코스피지수의 평균 수익률은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지수를 4.5% 포인트가량 웃돌았다.

 

업종의 경우 집권 1년 차 때 보험과 음식료, 전기전자 업종의 상승률이 높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진보와 보수 성향의 정권이 집권했을 때 업종별 상승률이 달랐다는 점이다. 진보 정당이 집권한 경우엔 증권업종과 운수창고, 음식료, 화학, 전기전자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 대선 외 추가 상승 요인 많다

 

대선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주식시장의 여건은 상당히 양호하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 흐름이 완연한 데다 저평가 매력까지 겸비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실적 장세는 올해 역시 꾸준히 이어지며 랠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내내 이런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 서프라이즈를 주도한 섹터는 정보기술(IT)과 금융,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이다. 주로 중간재 수출과 관련된 경기민감 섹터들이 깜짝 실적을 냈다. 글로벌 경기 개선에 힘입어 실적 증가세는 상당 기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순이익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는데도 코스피지수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올해 코스피 연간 순이익 전망치가 140조원을 바라보고 있는데 코스피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지난 1년간 코스피가 13% 올랐지만 선행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30%를 웃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란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세계 경기 회복과 맞물려 글로벌 시장 전반의 분위기도 우호적이다. 최근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도 넉넉한 유동성과 이런 분위기와 맞물린 영향이 크다.

 

◇ 호재 선반영 경고도

 

다만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이번 정부 역시 임기 초반에는 긍정적인 흐름이 예상되지만 중반 이후론 상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 성장세는 임기 2~3년 차에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하는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임기 초반엔 글로벌 경기회복과 맞물려 기대감이 높지만 정책 효과에 대한 우려도 공존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일자리 창출이 국가 경제에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부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성장 기여분이 일정한 만큼 결국 민간 소비나 투자가 중요한데 당장 큰 기대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최근 증시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이미 신정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곱씹어 볼 부분이다. 대신증권은 "코스피가 정권교체 기대감을 상당부분 선반영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적인 시장 대응을 자제하고 주식 비중 확대도 신중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동부증권도 "코스피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순환매 장세 진입이 예상된다"며 "주가가 호재를 모두 녹인 상태인 만큼 당장은 상승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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