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잇달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있다.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늦어도 내년 이후론 스튜어드십 코드에 따른 기관투자가들의 주주권 행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초기엔 직접적인 경영 판단보다는 배당 확대를 비롯한 주주환원 정책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 자산운용사들, 스튜어드십 코드 속속 도입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래에셋과 삼성, KB 등 자산운용 '빅3'를 포함해 국내 기관투자가 40여 곳이 스튜어드십 코드에 참여하겠다고 신청했다. 이에 따라 올해 4분기엔 국내 자산운용사 대부분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 최대 공적기금인 국민연금 역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기업 경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긴 하지만 새 정부의 공약사항인 만큼 연내 도입이 유력하다.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본격화하면 주식시장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투자 기업에 대한 주주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면 기업의 투명성 강화와 함께 배당 확대를 비롯한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엔 기관투자가들이 주주권을 거의 행사하지 않았다. 의결권 자문기관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기관투자가가 상장사의 주주총회에서 안건에 반대한 비율은 2.8%에 그쳤다. 국민연금의 반대율은 11.4%로 상대적으로 높았고, 자산운용사 중에선 삼성(15.9%)과 메리츠(13.3%), 트러스톤(10.7%) 등의 반대율이 그나마 높았다.
◇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수혜주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본격화하면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 이후론 배당수익률이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도입 초기엔 직접적인 경영 판단보다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 확대를 비롯한 주주환원 정책에 집중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장기투자 성격의 공적기금은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보다는 중장기 성장 전략을 요구할 수 있지만 코스피시장의 배당수익률 자체가 낮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배당 확대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이후론 기관투자자 지분율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배당수익률을 노린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특히 지주회사를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았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 대주주와 기타 주주의 이해 차이에서 발생한 지주회사의 할인 요인이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과 함께 재평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