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3분기에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갔다. 부동의 1위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해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이 각각 2, 3위를 굳게 수성했다.
반전이 없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기염을 토하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이 주춤한 사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오랜만에 4위로 치고 올라왔다. 이 같은 반전이 계속 이어질지가 4분기 관전 포인트다.
17일 국내 자산운용사 중 지난해 말 현재 운용자산이 20조원이 넘는 12개사의 올해 2분기 별도 순이익은 9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2분기에 있었던 미래에셋운용의 착시 효과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미래에셋운용 순익을 제외한 11개사의 순이익만 비교하면 649억원으로 2분기(557억원)는 물론 1분기(600억원) 역시 웃돈다. 미래에셋운용의 독주 체제가 변함없이 이어졌지만 2분기보다는 운용사 전반이 좀 더 고른 성과를 낸 셈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전체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AUM)은 952조원으로지난 6월 말 943조원보다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펀드 환매가 주춤하면서 주식형 펀드가 155조원에서 160조원대로 올라섰고, 채권형은 440조원 수준을 유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분기는 물론 작년 3분기 대비로 순이익이 줄었지만 300억원에 근접하는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규모 염가 매수 차익이라는 일회성 요인이 사라졌지만 지분법평가손익은 물론 영업수익이 모두 늘면서 주된 수입원은 꾸준히 선방하는 모습이다.
KB자산운용도 1, 2분기 잠시 주춤하다 다시 스퍼트를 냈다. 주식형 펀드 환매 여파로 보유 수익증권 매각에 따른 영업 외 수익이 순이익을 끌어올리면서 역대 3번째로 좋은 성적표를 내놨다.
삼성자산운용은 분사 여파로 2위 자리를 완전히 내주긴 했지만 분사 이후 처음으로 순이익 규모가 110억원대로 올라서며 3분기 만에 짜릿한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삼성헤지자산운용의 순이익을 합한 연결이익도 2분기는 물론 지난해 같은기간 수준(139억원)을 소폭 웃돌았다.
지난해 간발의 차이로 4위 자리를 내줬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분전도 눈에 띈다. 50억원대에 머물던 순이익 규모가 오랜만에 70억원대로 뛰었다. 주식형 펀드 환매가 주춤한 가운데서도 새롭게 선보인 타깃데이트펀드(TDF)와 부동산 공모펀드, 목표전환형 펀드 등이 선방하며 틈을 잘 메꿔줬다는 평가다.
한화자산운용도 1분기부터 순익 규모가 줄고 있지만 전년 대비로는 매 분기 신장세가 이어지면서 2년 연속 사상 최대 순익 행진을 거의 예약해놓은 상태다. 상반기에 한투운용을 멀찍이 앞선던만큼 둘 간의 4분기 행보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하위권의 경우 3분기에도 변함없이 순위 변동은 크지 않았다. 동양자산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이 자리를 바꿨지만 한 끗 차이에 불과해 큰 의미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