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결산 결과 12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2년 연속 1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벌어들이며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왕좌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KB자산운용이 2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이변도 발생했다. 한화생명 효과를 등에 업은 한화자산운용이 별도 순익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을 제친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입장에서는 내세울 만한 요인이 충분히 많지만 2016년에 이어 자산운용업계 내 활발하게 진행 중인 지각변동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2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운용자산 20조원 이상인 11개 자산운용사의 별도 순익은 34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3436억원) 대비 소폭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해 말 현재 자산운용사의 전체 운용자산(AUM, 설정원본 기준)은 952조원으로 2016년 900조원을 돌파한 후 순 증가세를 이어갔다.
10년이상 1위를 지켜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자리는 여전히 굳건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178억원의 순익을 벌어들이며 '12년 연속 왕좌'라는 신화를 다시 썼다. 2016년의 경우 미래에셋캐피탈 유상증자 참여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이 대규모로 발생한 탓에 2017년은 순익이 당연히 줄었을 것이란 예상도 기우에 불과했다.
작년에도 미래에셋캐피탈 지분법평가익에 더해 미래에셋생명의 PCA생명 인수에 따른 염가매수차익이 발생했고, 고유계정 내 펀드 투자 성과까지 더해지면서 전년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 영업외수익이 발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기존의 펀드 영업에 더해 막강한 투자 효과가 든든한 실적 지렛대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실적이 주춤했지만 2016년 사상 최고치 경신 후 500억원대의 순익 규모를 넉넉히 유지했다. 주식형 펀드 환매 여파에 따른 부진을 대체투자 부문이 만회하면서 꾸준히 이익을 내는 모양새다.
지난해 최대 반전의 주인공은 단연 한화자산운용이다. 한화자산운용은 382억원을 벌어들이며 순익 규모가 400억원 가까이로 빅 점프했다. 2년 연속 사상 최대 규모 경신이다. 한화자산운용의 사상 최대 순익에는 2년 연속 대규모 성과보수가 유입된 것과 함께 한화생명 운용자금이 자산운용 쪽으로 대거 이관된 영향이 컸다. 2016년 9월에 이어 지난해 3월에는 대체투자 부문이 넘어왔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은 4위로 밀려났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삼성액티브자산운용과 삼성헤지자산운용으로 분사한 여파가 1년 내내 이어졌다. 이들의 합산 순익 규모는 430억원 수준으로 한화자산운용을 여전히 웃돈다. 해외법인 투자비용이 일부 반영되면서 이익이 좀 더 낮아졌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순익 규모가 소폭 증가했지만 순위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다양한 공모 펀드를 출시하고 해외 비과세 펀드 열풍과 맞물려 베트남펀드 등이 인기를 끌었지만 순위 변동 없이 이익 증가에 만족해야 했다.
2016년까지 끝 모를 내리막길을 걸었던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경우 오랜만에 반전에 성공하며 바닥 기대감을 높였다. 순익 규모가 100억원대에 여전히 머물렀지만 무려 4년 만에 순익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2계단 내려가며 주춤한 반면, 순익이 전년 대비 40%이상 뛰며 한 계단 오른 키움자산운용의 약진도 돋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