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시 최대 화두 중 하나였던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 상장이 이르면 이달 말께 확정된다. 일찌감치 시장 영향이 주목받았던 상황에서 최근 코스닥이 급등하며 파급효과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셀트리온 시가총액이 급증한 만큼 대규모 자금 이탈과 유입에 따른 영향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시장 왜곡을 가져온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옮겨간 후의 코스닥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 코스닥 150 추종자금 3조원 '훌쩍'
셀트리온은 지난달 5일 코스피 이전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고, 심사에 두 달 가량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내달 초까지는 승인 여부가 발표될 전망이다.
앞서 카카오의 경오 지난해 5월 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접수했고 7월 초에 최종 승인이 돼 7월 10일부터 거래됐다. 셀트리온이 코스피로 이전하면 코스피 200 지수에 편입될 예정으로 이르면 3월 선물 만기일 다음 날인 3월 8일에 편입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이 옮겨가면서 코스닥과 코스피 양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가가 급등한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40조원을 넘어서 이전 상장 파급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셀트리온 급등으로 코스닥 150 관련 인덱스 펀드 및 상장지수펀드(ETF) 추종 자금은 2조원에서 3조원대로 급증했고 셀트리온의 시가총액 비중도 20%대에서 30% 가까이 늘어났다. 이를 감안하면 지난 12일 종가 기준 상 셀트리온을 추종하는 자금은 8400억원에 달한다.
반대로 코스피의 경우 코스피 200 편입 시 셀트리온이 차지하는 비중이 3%대 중반으로 추정돼 50조원 규모의 전체 자금 중 약 1조7000억원가량이 셀트리온을 새롭게 편입하게 된다.
◇ 들고난 자리 채울 종목 주목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으로 코스닥 자금 일부가 이탈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코스닥 150 추종 자금의 경우 코스닥을 떠나기보다 일정 부분 다른 종목으로 채워야 한다. 따라서 나머지 코스피 150 종목들의 경우 수혜를 볼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이 급증하면서 몇몇 종목은 수급 효과가 클 수 있다"며 "코스피 150 내 비중이 늘어나는 종목 중 평소 거래가 많지 않았던 종목들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 150 추종자금 이탈과 함께 신라젠, 셀트리온헬스케어, CJ E&M 등 시가총액 상위주의 경우 수급 측면에서 낙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유안타증권도 셀트리온 매도로 테라세미콘의 신규 편입이 예상된다며 유입 강도 기준으로 리노공업과 한국정보통신, 동국제약, 태광 등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셀트리온의 코스피 편입으로 코스피 200에서는 1개 종목이 일단 제외된다. 현재 예상 종목으로는 한솔테크닉스가 지목되며 수급이 다소 악화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시총 규모 상 코스피 내 바이오 대장주 지위를 셀트리온에 내주면서 경쟁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코스피 200 내 상위주들도 경우 수급 구축효과 발생 여부도 관심사다.
◇ 현 시장 왜곡…이전 후 코스닥 주시
수혜 종목들과 별개로 일부에서는 최근 셀트리온 급등이 시장 왜곡을 야기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이 최근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 수혜를 한껏 받으며 코스닥 지수를 끌어올린 후 코스피로 홀연히 옮겨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이 코스피에 있었다면 코스피가 2540포인까지 오르고 코스닥은 800을 넘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이 급등했지만 셀트리온 효과를 제외하면 오름폭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KB증권에 따르면 셀트리온 주가가 10%씩 상승할 때마다 코스피 체감 지수는 5포인트, 코스닥 체감 지수는 10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셀트리온이 코스닥을 떠날 경우 오히려 코스닥의 과도한 밸류에이션이 해소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이 나가면 코스닥의 이익 성장 변화가 거의 없이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5.5%와 17. 2% 저렴해진다"며 "셀트리온 편출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해소되면 종목별 주가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