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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人워치]'19조 주택도시기금' 책임자의 투자전략은

  • 2018.07.09(월) 17:48

강현철 NH투자증권 주택도시기금운용본부장
투자전략가 출신…향후 4년 주택도시기금 운용
"안정성 최우선…3% 수익률 목표·플러스α 추구"

NH투자증권이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전담 운용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이번 달부터 향후 4년 동안 주택도시기금을 운용하게 된다.

주택도시기금은 국토교통부의 정책 자금으로 국민주택채권 조성자금, 주택청약저축 조성자금 등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운용 규모는 현재 약 42조원으로 이중 NH투자증권이 19조원을 운용하게 된다.

NH투자증권은 정책자금 운용을 통한 직접적인 가치 창출을 넘어서 연기금 풀 중 규모가 가장 큰 국가 기금 운용기관으로서 얻게 되는 무형의 가치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도시기금운용본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신설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기존 조직과 분리했다.

신설된 조직을 이끌게 된 강현철 주택도시기금운용본부장을 만나봤다. 강 본부장은 1995년도 고려증권 리서치센터에 입사해 23년 동안 리서치센터에만 몸을 담은 투자전략가다.

▲ 강현철 NH투자증권 주택도시기금운용본부장. 사진/NH투자증권

- 투자전략가로 유명한 분을 의외의 부서에서 만나게 됐다. 리서치센터 경력이 새로운 업무에 도움 되는가
▲ 투자전략부에서 주로 일을 했고, NH투자증권에서는 자산 배분으로 역할이 바뀌면서 주식, 채권, 대체상품 등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는지에 대해 고민해왔다. 사실 투자전략부 애널리스트는 한쪽을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주식 투자전략을 본다면 주식은 늘 잘돼야 하는 것 아니겠냐. 하지만 자산 배분은 어떤 자산이 좋을지를 따지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넓게 볼 수 있다. 골고루 여러 자산의 비중을 조정하는 부분이 기금운용의 역할과 맞다.

- 주택도시기금 전담 운용기관의 역할은 무엇인가
▲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운용·관리하고, 국토교통부 주택기금과에 포괄적 자문서비스를 수행하는 전담 운용기관이다. 운용 규모는 현재 약 42조원으로 이중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각각 19조원을 운용하고 나머지 5조원을 연기금 투자풀로 운용한다.

2014년 증권사와 운용사에 운용과 관리의 위탁을 맡기기 시작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년 동안 1기 운용을 맡았고, 이번에 NH투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선정됐다. 전담 운용기관은 4년마다 재선정한다.

- 조직개편까지 이뤄졌다. 새로운 본부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가
▲ 전문성 강화와 차별성 확보를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특히 운용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기존 조직과 철저하게 분리해 자금 운용에 필요한 기능을 독자적으로 갖춘 조직을 구성했다. 사무실 역시 NH투자증권 본사 옆 건물로 자리를 따로 마련했고, 정영채 사장이 외압이나 내압이 있으면 본인이 막아줄 것을 약속했을 정도다.

주택도시기금운용본부 산하에는 큰 그림에서 투자 전략을 짜는 중장기전략부, 자금을 직접 운용하는 전술운용부, 위험 관리를 지원하는 리스크관리부, 성과관리와 자문 등을 지원하는 커뮤니케이션부 등 4개 부서를 뒀다.

- 다른 기금 운용 조직에 없는 커뮤니케이션부가 눈에 띈다
▲ 차별화한 부서다. 기본적으로 성과관리, 교육, 자문 등을 지원한다. 여기에 더해 4년 동안 기금 운용과 관련된 데이터를 확보하고 보관하려고 한다. 우리만의 노하우라고 할 수도 있지만, 결국 기금을 운용하면서 얻은 노하우기 때문에 3기에 이관할 때 해당 노하우와 데이터를 넘겨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증권사는 교체됐지만, 운용사는 그대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노하우도 공유하고 있는가
▲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선 4년 동안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는 부분이 많다. 국토부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협의체를 만들 것을 주문했고, 협의체를 구체화하고 자문단을 만드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업계, 학계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전문인을 자문단으로 구성해 도움을 받으려 한다.

▲ 강현철 NH투자증권 주택도시기금운용본부장. 사진/NH투자증권

- 운용 방침은
▲ 정책자금이고, 국민의 돈이다. 절대 마이너스가 되면 안 되는 돈이다. 가장 우선시되는 것이 안정성이다. 목표 수익률은 3.02%고 여기에 플러스알파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일반적인 자산 배분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 어떻게 자산 배분을 할지를 고민하는데, 기금운용은 안정성을 보고 그 안에서 어떻게 이익을 높일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라 접근 방법이 다르다.

- 자산 배분은 어떻게 하는가
▲ 자산 배분 모델에 정량적, 정성적 모델이 있는데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는 안정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자산 배분 모델을 적용할 예정이다.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의 비중을 조절하겠지만 아무래도 채권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대신 특정 자산 안에서 스타일 배분으로 알파 수익률을 추구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주식에서는 국내 주식, 해외주식, 배당주, 산업군별 스타일이 있을 수 있다. NH가 가지고 있는 스타일 배분은 10년의 노하우가 쌓여있고 특허까지 받은 모델이다.

-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향후 기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데 대비하고 있는가
▲ 기금 규모는 계속 변동한다. 4년 전 처음 한투가 운용한 규모가 10조원도 안 됐는데 19조원까지 올라왔다. 반대로 부동산 시장이 안 좋으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극단적으로는 15조원까지도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그 규모로도 버틸 방법을 시뮬레이션하고 운용 방법을 마련하고 있다.

- 회사 전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 날개 하나가 더 생겼다고 본다.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게 돼서 상징성이 있고, 실질적으로 기존 비즈니스에 기금운용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전통적인 먹거리인 중개 수수료 비중이 20%대로 내려왔고 트레이딩과 투자은행(IB) 등 다른 사업부 비중이 커지는 추세에서 새로운 먹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당장 회사가 이익만 놓고 도전한 것은 아니다. 우리 증권사가 그동안 몇천억 수준의 자금을 운용했었는데, 19조원이라는 규모를 운용함으로써 경험이 축적될 것이다. 운용 경험과 함께 운용 전략, 위험도 관리, 평가 등 하나의 시스템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본다.

- 포부는
▲ 목적은 하나다. 운용을 잘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금운용을 잘하는 모범사례로 남고 싶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축적한 노하우를 잘 기록해 3기, 4기도 지속해서 기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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