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대북 사업 밑그림 그리기에 한창이다. 그룹 내 계열사들과 협업하는 한편 통일경제 리서치 TF팀을 만들어 대북 투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이 대북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금융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는 판단에서다.
▲ 하나금융투자가 개최한 한반도통일경제포럼에서 배기주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이 하나금융그룹의 대북투자 계획을 소개했다. [사진=하나금융투자] |
하나금융투자는 7일 한반도통일경제포럼을 열었다. 지난달 하나금융투자는 자체 통일경제 리서치 TF팀을 발족시킨 바 있다. 이날 포럼에서 배기주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은 패널로 참석해 하나금융그룹의 대북투자 계획을 소개했다.
하나금융그룹은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 하나자산신탁,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등 4개 계열사로 이뤄진 대북경협실무협의체를 만들어 대북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북경협을 주도하는 기업들과 협력해 대북협력구도를 선제적으로 확보해나간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하나금융그룹은 대북사업권을 갖고 있는 현대아산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현대건설과 대림산업 등 인프라 구축 건설사와 접촉해 사업기회를 모색해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북한 인프라 구축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한국전력과 가스공사, 도로공사에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기업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대북사업 금융조달방안을 모색하면서 대북 사업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투자는 남북경협 참여 단계를 ▲정부 도움을 받아 사업추진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 ▲펀드를 설립하고 투자를 적극 지원하는 활성화 단계 ▲민간투자와 상업차관이 활성화되는 고도화 단계 등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배기주 그룹장은 "대북 사업엔 북한 내 인프라 구축을 위한 펀드가 각 분야에 골고루 편성될 필요가 있다"며 "한반도 경제 신성장 동력이 되는 한편 투자자들에게는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임을출 경북대 교수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정 전 장관과 임 교수는 기업들이 중국과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대북경협사업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정 전 장관은 "북한 경제 수준이 어느 수준으로 올라올 때까지 통일 당사자인 한국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며 "북한이 인프라 현대화를 요구한 만큼 비핵화가 이뤄지면 우리 자본을 갖고 대북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경제교류협력을 활성화시켜 사실상의 통일을 만드는 게 정부의 목표"라면서 "예전같이 북한 리스크로 대북사업이 중단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제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