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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스닥 벤처펀드 불씨를 살려라

  • 2018.10.10(수) 15:41

초반 흥행 꺾여 자금유입 정체
'펀드 선순환구조 정립' 주력해야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시 6개월에 접어들고 최근 설정액도 감소세를 보이는 등의 사유로 10월부터는 월간 현황 정기 배포를 중단할 예정입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4월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이후 월간 설정액 추이를 집계해 발표해왔지만 지난달 말 집계치와 함께 배포 중단 메시지가 전달됐다. 출시 직후 한달 만에 판매금액이 2조원을 넘어서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더는 의미 있는 수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테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50%를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벤처기업 신주 15%, 벤처 또는 벤처기업 해제 후 7년 이내 코스닥 종목의 신주와 구주에 35%를 투자한다.

정부는 펀드 활성화를 위해 벤처펀드를 출시하는 운용사에게 코스닥 공모주 물량 30%를 우선 배정하기로 해 운용사의 참여도를 높였다. 투자자에게는 펀드 가입 후 3년 이상 보유하면 3000만원까지 1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는 세제 혜택도 부여했다.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초기 성과는 압도적이었다. 출시 당일인 4월 5일 공모펀드와 사모펀드 설정액은 각각 260억원, 3448억원이었지만 4월 말 기준 6399억원, 1조5075억원까지 급증하며 전체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섰다. 소득공제 장기펀드, 해외 비과세펀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과거 세제 혜택이 있는 금융상품과 비교하더라도 자금 유입 속도는 10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자금 유입 속도는 더뎌지며 9월에는 감소세를 나타내기에 이르렀다. 업계에서는 벤처펀드의 의무투자비율 준수 조건 탓에 투자자금이 단기간에 신규투자로 집중돼 부담감이 있고,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으로 벤처펀드 추가 모집이나 추가 자금 설정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도 정체의 원인으로 꼽힌다.

수익률도 문제다. 코스닥 시장이 연초 기대감과는 달리 변동성이 확대되자 펀드 수익률도 꺾였다. 또 정책 혜택을 받기 위해 운용 자산의 15%를 벤처기업 신주에 투자해야 하다 보니 수익률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공모 벤처펀드의 설정 후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의 설정 후 수익률이 4.35%일뿐 나머지 공모 대표 펀드 10개는 마이너스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코스닥벤처기업1'이 -11.06%로 성과가 가장 안 좋았고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1', 'KB코스닥벤처기업2' 등이 -8%대로 부진했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벤처펀드를 살리기 위해 지속해서 정책 보완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공모펀드의 운용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제도 보완 방안을 내놨고, 이번 달에는 공모 코스닥 벤처펀드 의무투자비율 준수기한을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해 운용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벤처펀드 투자자금이 기업으로 유입돼 기업이 성장하고 다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제대로 자리 잡지 않는다면 불씨를 살리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다. 또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초기 흥행에 환호하고 당장 자금 유입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제도를 보완하고 벤처펀드를 끌어나가는 것이 펀드를 살리는 유일한 방안임을 당국과 업계가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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