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장비 생산업체 머큐리가 코스닥시장 상장을 시도한다. 국내 주요 통신사에 단말장비를 공급해 성장해 온 경험을 살려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5G) 상용화를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 머큐리의 유무선공급기(AP) |
머큐리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임채병 머큐리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내달 코스닥시장 상장계획과 함께 향후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머큐리는 통신장비와 광섬유케이블을 제조하는 회사다. 과거 대우그룹 계열사 대우통신이 모체다. 유무선공급기(AP) 제조해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국내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에 제공하는 데 주력한다.
머큐리는 알뜰폰 사업을 전개하는 아이즈비전의 100% 완전자회사다. 머큐리는 2000년 설립 후 정보통신(IT) 분야 경기 하락과 경영 악화로 2004년부터 법정관리를 겪다가 2007년 아이즈비전에 인수됐다.
실적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성장해 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13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2016년 25억원에서 1년 만에 3배 가량 확대됐다.
실적 확대 배경에는 국내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정책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2015년 이후 인터넷과 TV, IPTV 서비스와 함께 AP를 대여해주는 이른바 '결합상품 판매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통신사의 단말기 구매 확대로 이어져, 머큐리 단말사업 매출 규모는 2015년 582억원에서 2017년 1010억원으로 급팽창했다.
머큐리는 5G 상용화를 한 단계 도약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국내 통신사들은 내달 1일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5G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내년 중 5G 기술이 완전 상용화되면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 차세대 기술 발전 속도가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장을 통해 유입되는 자금도 연구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머큐리는 5G 단말장비가 고도화될 것으로 보고 망 분리 장치 위즈박스(Wizbox)와 클라우드 영상보안 관제 시스템(VSaaS)을 출시하는 한편, 리눅스 기반 보급형 인공지능(AI) 스피커와 다양한 융합 장비를 발표해 사업 범위를 넓혀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임 대표는 "차세대 네트워크인 5G 인터넷 인프라가 구축되는 중심에 핵심 제품과 장비를 공급할 것"이라며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투명하고 알찬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매출 절반 가량이 KT 한 곳에서 나오고 있는 점은 투자 위험 요소다. KT 인터넷 가입자 수가 줄어들 경우 단가 인하 압박과 제품 납품량 감소로 실적이 꺾일 수 있다. 지난해 기준 KT에서 나온 매출 비중은 48.4%. SK브로드밴드 13.1%, LGU플러스 16.2%보다 월등히 높다. 통신사업자 정책 변화에 힘입어 매출 규모가 확대된 만큼 통신사 판매 정책 변화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될 수 있는 점도 취약점으로 지적된다.
공모 주식수는 512만주다. 주당 공모희망가액은 5200~6100원, 공모금액은 약 266억~312억원이다. 이달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수요예측을 거쳐 내달 5일부터 6일까지 청약을 진행한다. 내달 중 코스닥시장 상장예정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