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리버리라는 기업은 어떻게 발굴하신 겁니까?(박정훈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정책관)"
"저희는 원래 IPO 열심히 하려고 했습니다. 중후장대보다는 웹툰같은 콘텐츠 사업과 바이오 기업 부문을 중심으로요. 그러던 중 유망한 바이오 기업이 있다고 해서 알아보고 추진했습니다(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이사)"
21일 서울 상암동 바이오기업 셀리버리의 컨퍼런스룸. 오전 10시로 예정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성장성 특례상장기업 현장방문' 행사 시작에 앞서,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고원종 DB금융투자 대표이사와 이같은 대화를 나눴다.
정부와 업계의 관심이 셀리버리에 쏠린 것은 셀리버리가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이기 때문이다.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는 증권사가 기업의 성장성을 거래소에 추천하면 상장을 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일부 위험 부담은 증권사가 진다. 기업 자금조달 창구로 자본시장의 역할을 강조해 온 금융당국으로선 민간 중심의 이 제도 효과를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1일 서울 상암동 셀리버리 본사를 찾아 자본시장 혁신과제에 대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최 위원장은 "(셀리버리는) 자본시장과 증권산업에 있어 의미있는 기업"이라며 "기술력은 있지만 아직 이익을 실현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 증권사가 공모가격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고 자체적인 심사를 통해 상장시킨 첫번째 사례이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
◇ "셀리버리는 의미있는 기업"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1일 서울 상암동 셀리버리 본사를 찾아 자본시장 혁신과제에 대한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 위원장과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금융당국 관계자와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등 9개 증권사 대표이사 등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셀리버리는 2014년 설립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이달 초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기술 특례상장의 일환으로 2016년 12월 도입됐다. 상장주선인(증권사)의 성장성 추천만으로 상장이 진행되고 상장 후 4년 간 영업손실을 내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지 않는다.
위험 부담은 증권사가 진다.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공모주 청약에 참가한 개인에게 6개월 간 공모가 90%로 환매청구권을 부여하는데, 청구권이 행사될 경우 매입 의무는 증권사에 있다. 기업 실적이 부진하면 입장은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투자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즉, 금융 당국이 제도를 만들었지만 민간 기업체가 실시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셈이다. 코스닥 시장 육성을 통해 자본시장의 선순환을 제창해 온 금융당국으로서는 민간 역할이 중요한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에 거는 기대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최 위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셀리버리는) 자본시장과 증권산업에 있어 의미있는 기업"이라며 "기술력은 있지만 아직 이익을 실현하지 못한 기업에 대해 증권사가 공모가격에 대한 책임을 부담하고 자체적인 심사를 통해 상장시킨 첫번째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정책효과 긍정적…내실 강화 지적도
금융 당국의 기업 자금조달 창구로써 자본시장의 역할은 앞으로도 계속 주목받을 전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기업 자금공급은 은행과 자본시장이 상호 보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면서 "성장 단계에 있는 혁신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은 자본시장이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말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비롯해 일반상장 이익미실현 특례 제도를 도입한 것도 이같은 인식이 바탕을 이뤘다. 두 제도는 이익이 아직 나지 않는 혁신 기업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통해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 상당수가 자금조달 창구로 이용하는 은행 대출과 정책 금융이 기업 미래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
정책 효과는 상장 기업 수에서 확인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기술특례 상장기업 수는 총 22개가 될 전망이다. 2016년 10개, 지난해 7개에 견주면 압도적인 수다. 관련 공모금액도 6470억원으로 2015년 2221억원에서 3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실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혁신 기업을 선정해 상장을 할 수 있도록 시장 역할을 확대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이들 기업들이 향후 흑자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정책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