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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 반격…결말도 금빛 찬란할까

  • 2019.02.22(금) 16:35

경기 침체 우려 반영돼
직전 고점 부근서 주춤

한동안 숨죽이고 있던 금값이 꿈틀대고 있습니다. 지난해 온스당 117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금 가격은 최근 1300달러 대로 올라섰는데요.

금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죠. 금 투자를 굳이 고려하지 않더라도 다들 금값 상승을 예의주시하는 이유입니다.

때마침 최근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크리스틴 라가라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석좌교수가 거의 동시에 경기 침체를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실제로 나 홀로 강세를 과시하며 좀처럼 멈출 것 같지 않던 미국 경제에서 균열이 감지되고 있는데요. 미국 실업률이 올해 1월 들어 4%대로 다시 올라서면서 경기 침체 우려를 더 키웠습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빠른 시점인 연말께 자산 축소를 중단할 것임을 시사한 점도 빠른 긴축에 따른 부작용, 즉 경기 침체 우려를 의식한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사실 경기 침체까진 아니지만 둔화 우려 얘기가 나온 것은 꽤 오래전입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맞물려 인플레이션 기대도 높아졌는데요. 지난해 위험자산 전반이 고전하는 와중에도 한 번쯤 주목받을 법 했던 금 가격은 좀처럼 오를 줄 몰랐습니다.

암암리에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셈인데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은 찬밥 신세였습니다. 그러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가 금 사재기에 나서고 금 가격이 오르면서 투자자들도 정신이 번쩍 든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올해 들어 금값 상승과 함께 이머징을 비롯, 글로벌 증시 전반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펼쳐지며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렇다 보니 반론도 있습니다. 앞서 연준이 긴축 재정 행보에서 한발 물러선 데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하락 주범인 미중간 무역전쟁이 최근 완화 기미를 보이면서 세계 경제도 경기 침체로까지 흐르지 않을 것이란 논리입니다.

지난해 부진을 거듭한 시장에서는 "무역전쟁이 없었다면?"이란 가정을 하며 아쉬움이 거듭됐는데요. 실제로 무역전쟁 여파가 양국 간 경기 둔화 우려로 이어지면서 올해 무역전쟁이 해결 기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가 아직은 높습니다.

금 가격 상승 이유를 달러 약세에서 찾기도 하는데 최근 무역전쟁 우려 완화로 달러 강세가 주춤한 것이 금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연초 자넷 옐런 전 연준 의장은 섣부른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를 부를 것이라고 경고한 후 실제 연준이 자산 축소 중단 시기를 앞당기며 행동에 나섰고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전혀 느낄 수 없다고 시장의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과거엔 대개 심각한 경기 침체가 과도한 버블이 꺼진 후에 나타났고 현재는 그런 상황이 아니람 점도 위안으로 지목됩니다.

10년간 금 가격 추이(단위:온스 당 달러(좌축))

일단 금의 일격은 한동안 외면받던 금 투자 부활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실제 1400달러 선까지 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도 나옵니다. 반대로 최근 1년 새 금 가격 상승은 가파르긴 했지만 여전히 직전 고점 대비로는 낮은 상태고, 가파른 상승세 이후에는 어김없이 조정이 나타났던 지점에 다다랐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입니다.

금이 반격에 성공할지는 여러 재료들의 조합을 더 면밀히 살펴봐야겠지만 적어도 모처럼 만의 금빛 랠리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나오며 경각심을 높이는 일련의 과정들은 시장에 오히려 약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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