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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컬처]'일터의 현자' 고령 인턴 찾는 기업들

  • 2019.04.29(월) 15:01

영화 '인턴'·도서 '일터의 현자' 속 고령 인턴들
글로벌 기업들, 경험 많은 고령들이 성장 주역

드라마, 영화, 뮤지컬, 도서, 동영상 콘텐츠 등 문화 속 다양한 경제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콘텐츠 속에 나오는 경제 현상이 현실에도 실제 존재하는지, 어떤 원리가 숨어있는지 궁금하셨죠.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지난해 우리나라는 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738만명으로 전체의 14.3%를 차지했습니다.

고령 인구 비중이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는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인데요. 이번에 고령사회에 공식적으로 진입했고, 2025년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통계청은 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담해야 할 65세 이상 인구인 노년부양비는 지난해 19.6명이라고 집계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젊은 층이 경제활동을 해서 늘어가는 노년층을 부양하는 것이 점차 어려운 일이 되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생산가능인구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실제 의학 발전으로 생산가능인구 범위인 65세 이상이더라도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인구가 많은데 일자리가 없어 많게는 수십년 남은 생을 무의미하게 보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슬프다고 토로하시는 분도 많죠.

영화 '인턴' 포스터

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을 보면 해답이 보이기도 합니다. 줄스(앤 해서웨이 분)는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 신화를 이룬 30세 여성 CEO입니다. 경험 많은 인턴을 뽑고자 했는데, 정말 경험이 많은 70세 벤(로버트 드 니로 분)이 찾아옵니다.

보통 회사에서 인턴을 채용하기 위한 면접에선 그의 잠재력과 비전을 보기 위한 질문들을 쏟아내죠.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 비전과 목표는요?"라는 질문에 벤은 "80살에요?"라고 반문합니다.

70세 인턴인 벤은 그는 보통의 청년 인턴처럼 회사에서 성장하고 회사의 미래를 책임질 사람이 아니라, 그가 성장한 경험을 회사에 녹이고 뒷받침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업무의 세세한 부분이나 조직 생활에서의 다양한 부분을 세심하게 챙기면서 다른 직원들과 CEO에게 인정받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성공 신화를 이뤘음에도 각종 난관에 부딪혀 늘 힘들어하는 청춘, 30세 CEO를 격려하고 묵묵히 도와주죠. 영화 포스터에 있는 '경험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Experience never gets old)'라는 문구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도서 '일터의 현자' 표지

실제 해외에서는 이런 사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에어비앤비의 인턴 칩 콘리가 쓴 '일터의 현자'에는 '급성장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경험 많은 고령 인턴 모시기 전쟁 중'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입니다.

책에서 언급한 인물로는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구글의 루스 포랏, 스티브 잡스와 제프 베조스의 스승 빌 캠벨 등이 있죠. 이들은 창업자들보다 15세 이상 나이가 많지만 뛰어난 판단력과 장기적인 관점으로 회사를 성장시킨 주역으로 평가됩니다.

칩 콘리도 마찬가집니다. 에어비앤비는 공유형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죠. 에어비앤비의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2008년 28세에 에어비앤비를 창업하고 1년에 수백퍼센트씩 성장해 10년 만에 전 세계 190개국 3억명이 이용하는 기업으로 키웠습니다. 당연히 직원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죠.  

브라이언 체스키는 2013년 부티크 호텔 업계 대부인 칩 콘리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52세에 회사를 팔고 업계를 떠났던 칩 콘리가 얼마 후 에어비앤비에서 멘턴(멘토+인턴)으로 일하게 된 거죠.

이 책은 칩 콘리가 일하면서 생각한 시니어의 역할과 필요성 등에 대해 언급하는데요. 처음엔 업계 동료들이 모두 충격에 빠졌지만, 칩 콘리는 멘턴으로서 젊은 창업자들에게 경영, 리더십에 대해 조언하고 특유의 감성 지능과 노련한 업무 진행으로 동료들로부터 지지를 얻게 됐다고 합니다.

그는 '직장에서 필요한 지혜는 다양하고 방대한 정보를 종합해서 요지를 파악하는 종합적인 사고능력인데, 이 부분은 나이와 경력이 확실한 우위를 제공한다'고 말합니다.

최근 일부 지자체에서 일자리 창출과 기업 구인난 해소를 위해 고령자 인턴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고령자를 인턴으로 신규 채용하면 수개월 동안 약정임금의 일정 부분을 보조금 형태로 지원해주는 거죠.

우리 사회가 나이가 많은 사람은 빠른 판단과 업무 능력이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만, 고정관념을 깨고 그들이 가진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한다면 고령 일자리는 더욱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에 내가 무릎을 다쳐봤기 때문에 오늘 누군가 넘어져서 무릎이 까지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다. 오랜 세월 동안 모은 지혜 덕분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줄 안다. 젊은이들이 급류를 통과할 때 하류에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석에 대해 경고해주는 노련한 안내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칩 콘리가 열거한 고령 인턴의 장점을 다시 한번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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