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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컬처]그 많던 내 주식은 어디로?

  • 2019.07.16(화) 17:03

페이스북 창업자 간 지분다툼 다뤄
상장 과정서 지배력 희석 필수적

드라마, 영화, 뮤지컬, 도서, 동영상 콘텐츠 등 문화 속 다양한 경제 이야기를 들여다봅니다. 콘텐츠 속에 나오는 경제 현상이 현실에도 실제 존재하는지, 어떤 원리가 숨어있는지 궁금하셨죠. 쉽고 재미있게 풀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검토 잘 마쳤습니다. 일단 50만 달러(약 6억원)를 투자하죠. 모리스가 구조조정에 관해 설명해 줄 거예요. 델라웨어에 법인을 다시 등록하고 지분 구조를 정리할 겁니다. 그런데 세브린이라는 사람이 누구죠?"

왈도 세브린(Eduardo Saverin)이라는 이름을 들어보신 적 있으신지요. 세브린은 하버드대 재학 시절인 15년 전 마크 저커버그와 함께 페이스북을 설립한 인물 중 한 명입니다. 현재도 페이스북 지분 2%가량을 갖고 있습니다.

그의 행적을 좇다 보면 현재 싱가포르에서 벤처캐피탈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싱가포르로 이주하면서 미국 시민권도 포기했다고 하는군요. 페이스북은 나온 지 오래입니다. 둘 사이 있었던 일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영화 '소셜네트워크(Social Network)'는 저커버그가 투자자 설득에 넘어가 세브린의 뒷통수를 때렸다고 묘사합니다. 세브린은 페이스북 설립 당시 초기 자금을 대면서 사업을 총괄했는데 성과를 내는 데 실패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영화에서는 숀 파커라는 인물이 일찍이 페이스북의 가치를 알아보고 세브린의 자리를 빼앗기 위해 저커버그를 설득했다고 암시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옵니다. 세브린을 페이스북에서 내쫓기 위해서는 그가 가진 34%가량의 지분을 없애야 했습니다.

갈등은 피터 티엘(Peter Thiel)이라는 투자자를 유치하면서 본격화합니다. 티엘은 세브린과 주식교환 약정을 체결하고 신주를 사들이는 형식으로 투자를 집행합니다. 세브린은 투자를 유치했다는 기쁨에 겨워 검토 한번 없이 사인을 합니다.

이후 자신의 지분이 0.03%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세브린은 저커버그에 분노하고 법정으로 사건을 끌고 갑니다. 영화는 세브린이 거액의 합의금을 받고 공동 창업자 명단에 이름을 남긴다는 조건으로 페이스북을 떠났다고 설명합니다.

/사진=네이버 영화

사실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지분이 변하는 것은 늘 있는 일입니다. 상장 과정이 대표적입니다. 기업은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상장을 시도합니다. 상장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만 합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신규상장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규모가 300억원을 넘어야 합니다.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이 1000억원 이상이어야 하고 최근 3개년 사업연도 평균 매출액도 700억원을 넘어야 합니다.

주식분산 요건도 갖춰야 합니다. 먼저 일반주주 수가 700명 이상이어야 합니다. 여기에 일반주주 지분이 25% 이상이거나 일반주주 소유주식수가 500만주를 초과해야 합니다. 아니면 일반주주가 공모지분의 25% 이상을 갖거나 공모주식 중 500만주 이상을 차지해야 합니다.

이 요건들을 충족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희석될 수밖에 없습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과정에서 지분 변화는 기존 지배력도 바꾸기 마련"이라며 "상장 과정에서 꼼꼼하게 챙겨야 할 부분 중 하나가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 변화"라고 말했습니다.

세브린의 현재 재산은 상당한 규모로 가늠되지만 그가 애초에 보유하고 있던 페이스북 지분을 지금도 갖고 있었다면 저커버그에 버금갈 정도의 부를 축적할 수 있었을 겁니다. 지난 15일 기준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은 686조원.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벤 메즈리치의 소설 '우연한 백만장자(Accidental Billionaires)'를 원작으로 삼고 있는 영화 '소셜네트워크'는 꽤 오래 전인 2010년 공개됐습니다. 탁월한 스릴러 연출로 이름을 알린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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