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부동산 신탁업에 하나둘 뛰어들고 있습니다.
우선 치열한 경쟁 끝에 신영자산신탁, 한투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등 신규 부동산신탁업자로 3개 증권회사가 선정돼 본인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신규 인가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증권사를 중심으로 기존 신탁사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요. 기존 신탁회사와 사업 협력에 나서기도 합니다.
대체 부동산 신탁업이 뭐길래 증권회사가 앞다퉈 사업에 나서는 걸까요.
◇ 소유주 대신 부동산 가치 올려 이익 창출
부동산 신탁업은 수탁한 재산을 관리, 처분, 운용, 개발해 그 이익을 위탁자에게 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입니다. 쉽게 말하면 부동산 소유자인 위탁자가 부동산의 유지 관리나 투자 수익 목적으로 부동산을 수탁자에게 신탁하는 건데요.
수탁자는 그 부동산을 유지 관리하거나 더 나아가 개발을 하기도 하고요. 그렇게 해서 임대하거나 분양해 기존보다 수익률을 올려 수익자에게 이익을 제공하는 거죠.
부동산 소유자는 경험, 노하우, 자금이 없어도 신탁회사를 이용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특히 신탁회사는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업을 영위하는 회사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의 관리 감독과 금융투자협회의 자율규제 적용을 받아 안전하게 재산을 맡길 수 있습니다.
만약 신탁사가 부도가 나더라도 신탁법에 의거해 신탁재산과 신탁사의 고유재산은 분리 관리하기 때문에 위탁자의 재산은 안전합니다.
권오진 한국투지신탁 도시재생사업본부 도시재생1팀장은 "신탁 방식은 전문적인 업무대행으로 효율적인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최소 사업비로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토지신탁에서 분양관리신탁까지
부동산 신탁은 맡기는 목적에 따라 토지신탁, 담보신탁, 관리신탁, 처분신탁, 분양관리신탁 등으로 구분합니다.
토지신탁은 토지를 신탁하면 신탁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건설자금 조달, 건축물 건설, 임대·분양, 건물 유지 관리 등을 수행하는 것으로 신탁의 꽃이라 불립니다.
담보신탁은 위탁자가 부동산을 신탁하면 신탁회사가 타 채권자에 우선하는 수익권증서를 발급 교부한 뒤 이 증서를 담보로 금융기관이 대출해 주도록 도와주는 신탁방식입니다.
관리신탁은 다양한 권리의 보호와 합리적인 운용을 위한 신탁상품으로 임대차, 시설 유지·보수, 소유권, 세무 등이 포함되는데요. 지금은 규모가 크진 않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가장 큰 부문 입니다.
처분신탁은 권리관계가 복잡해 처분하기 어렵거나, 비밀리에 처분해야 하는 부동산을 대신 신탁사가 처분해 주는 업무고요.
분양관리신탁은 분양하는 부분의 바닥면적 합계가 3000㎡ 이상인 건축물, 오피스텔 30실 이상 등에 적용하는 신탁입니다. 최근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 신탁사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지난해엔 인천 브라운스톤 계양 스카이, 대전 e편한세상 에코포레 등이 분양을 완료하기도 했습니다.
◇ 증권회사 부동산금융과 시너지
이처럼 신탁 규모도 점점 커지고 신탁사 수수료 이익도 늘면서 많은 금융회사가 군침을 흘리고 있습니다. 특히 증권회사는 이미 해오던 부동산금융과의 시너지를 노릴 수 있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신탁업자는 부동산신탁회사가 있고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회사가 겸영하는 겸영신탁업자가 있는데요. 신탁업 영위 56개사 중 49개사가 부동산신탁업무 영위하고 있고요. 업권별로는 증권 19개사, 은행 15개사, 보험 4개가 종합신탁업 인가를 받았습니다.
부동산신탁회사는 11개사가 있는데요. 올해 부동산신탁회사 예비 인가를 받은 3개 증권회사가 본인가를 받으면 신탁회사는 14개로 늘어나겠죠.
부동산신탁업을 영위하는 증권회사는 22개사라는 것이고요. 여기에 신탁회사와 업무협약을 한 증권회사까지 포함한다면 거의 절반 이상이 부동산 신탁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증권회사가 자회사인 자산운용사나 캐피탈사를 설립해 계열회사 간 부동산 금융업무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등 신탁과 관련한 제반 사업까지 확장하고 나섰습니다.
장석환 금융투자협회 부동산신탁지원부 이사부장은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존에 하던 부동산 투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에 시행까지 함으로써 시너지를 낼 수 있고 고객들에게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갖출 수 있어 계속해서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