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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개미들만 왜 늘 마이너스인가요?

  • 2019.06.19(수) 14:42

비합리적 투자행태가 손실 키워
'전술적→전략적' 자산배분 전향

# 개인투자자 A 씨 : 주식 투자하면 꼭 내가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올라요. 대체 왜 그런 걸까요. 개미들만 손해 보게 만들어진 시장인 것 같아요.

# 개인투자자 B 씨 : R 종목이 투자 가치가 높다고 해서 투자자금을 다 끌어모아 몰빵했어요. 정말 사자마자 며칠은 오르더라고요. 그런데 갑자기 하락 전환하더니 주가가 곤두박질쳤어요.

# 개인투자자 C 씨 : G 종목에 투자했는데 주가가 꾸준히 오르더라고요. 막연하게 차익실현을 하지 않고 계속 두다가 어느 날 주가를 보니 원금 아래로 내려왔어요. 주식은 항상 타이밍이 문제에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흔한 고민거리입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만 돈을 벌고 매번 개인투자자만 손실을 본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 걸까요.

'개미투자자를 위한 워렌버핏 9가지 충고'란 책을 보면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는 부족한 자금, 주식시장 시스템에 대한 무지, 낙후된 정보 때문에 손실을 보는 일이 흔하다고 판단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가 손실을 보게 되는 가장 큰 요인은 개인의 비합리적인 투자행태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비전문가인 개인은 신중한 분석 없이 인기 있는 주식이나 펀드를 고가에 매수했다가 인기가 시들해진 후 낮은 가격에 되파는 경향이 있고요. 소수 종목에 자산의 대부분을 집중하는 몰빵 투자도 드물지 않게 관찰됩니다. 즉각적 판단에 의존해 단기간에 변동성 높은 종목을 집중 매매하는 위험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위원은 "개인의 비합리적 투자행태는 주로 과잉확신이나 범위한정성향 등 심리적 약점에 기인한다"며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성과가 기관투자자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따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개인투자자 수가 상당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투자방식에 있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데요. 권 연구위원이 연기금의 투자방식과 개인의 투자방식 차이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대형 연기금이 단계별 의사결정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는 개별 종목의 선정과 타이밍 등 오로지 전술적 자산 배분에만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전술적 자산배분 과정에서 개별적으로 선정된 종목들이 모여 상향식으로 최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되면서 분산투자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고변동성의 특징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개인투자자는 지금부터 목표수익률과 위험 감내 수준을 사전에 설정하고 전략적 자산 배분을 수행해야 합니다. 개별적으로 선정된 종목들이 모여 상향식으로 최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하향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을 짜야만 오랜 기간 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거죠.

이렇게 되면 개별 종목의 수익률에 집착하지 않고 포트폴리오 전체 수익률에 집중할 수 있어 장기 수익률을 추구하게 됩니다.

버핏은 8세 때 처음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누나의 잔소리 때문에 주식을 매도해 5달러를 벌었는데, 얼마 안 돼 40달러였던 이 주식이 갑자기 200달러로 뛰어올랐다고 합니다. 버핏 역시 개미였을 때는 우리와 다르지 않았다는 거죠.

그런데 그때의 교훈 때문이었을까요. 버핏이 매입한 주식 평균 보유 기간은 8년 이상이라고 합니다. 주가가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장기적인 안목과 인내심이 있다면 결국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 입니다.

굳은 의지와 인내심도 필요합니다. 보통의 개인투자자는 어떤 주식이 잘 나간다 싶으면 곧장 사들이는데, 결국 매수가가 최고가가 되죠. 반대로 보유 주식이 떨어지면 겁에 질려 팔아버리지만 얼마 후 반등하고요. 주식이 하락하거나 정체기가 오더라도 자신의 목표수익률과 위험 감내 수준을 고려하며 매매 전략을 짜야 합니다.

하지만 개인은 전문가가 아니니 연기금과 같이 정교한 전술을 짜기는 어렵겠죠. 직접 투자를 하고 싶은데 전략적 자산 배분이 어렵다면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의 재산 배분 결과를 개인의 포트폴리오에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간접투자도 방법입니다. 전문가에 맡기되 개인의 성향에 맞는 투자 상품을 선택하면 됩니다. 고객 데이터에 맞춰 투자하는 로보어드바이저나 은퇴 시점에 따라 고객군을 분류해 투자하는 생애주기형펀드(TDF)가 대표적인 예가 되겠죠.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통합과세체계 등 현실적인 정부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권민경 연구위원은 "자산 배분의 결과로 개인이 다양한 금융상품에 분산투자했을 때 개별 상품마다 이익과 손실이 각각 발생하게 되는데 손익통산을 허용하지 않으면 분산투자의 효용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손실이월공제, 장기투자 세제 혜택 등도 개인이 장기 관점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입니다. 

그리고 직접 투자하든 간접 투자하든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과 상품에 대해서는 정확히 판단하고 있어야 합니다. '누가 좋다더라', '요즘 수익률이 높다더라' 등의 말만 믿고 달리는 말에 올라타기만 반복한다면 열심히 일하지만 크게 모으지 못하는 개미군단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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