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파생상품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인투자자 진입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국내 파생상품 시장 수요가 해외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정창희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은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파생상품시장의 개인투자자 진입규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검토 중이지만 해외로 수요가 빠져나가는 것을 흡수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현행 제도 상 개인이 파생상품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기본교육 30시간과 모의거래 50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예탁금 3000만원 설정도 필수적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 파생상품 계좌수는 약 1만2000여개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품마다 상이하지만 파생상품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대체적으로 10% 내외"라면서 "진입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상품라인업도 확대할 방침이다. KOSPI200 옵션의 만기를 다양화하는 한편 KRX Mid200 선물과 코스닥 섹터지수 선물 등을 출시해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청산결제 리스크 관리체계 선진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이는 작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 장외파생 공동기금 관리 규정 위반 지적을 받은데 따른 후속조치 차원이다.
이밖에 시장조성 대상 종목을 확대하고 유동성 공급에 기여한 조성자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확대해 유동성 공급을 촉진시키는 한편, 장외파생상품 거래정보저장소를 도입하고 마케팅 활동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창희 본부장은 "작년 성과를 바탕으로 파생시장 혁신을 통해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파생상품시장 청산대금은 803조원으로 전년대비 31%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