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투자자의 이해가 어렵고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인 고난도 사모펀드는 은행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고난도 사모펀드에 투자하고자 하는 은행 고객 일부가 증권회사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운용회사의 경우 사모펀드 중심의 운용사는 다소 위축될 수 있고 이 수요가 공모로 옮겨가면서 공모펀드 위주의 운용사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당국은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고위험 금융상품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한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의 핵심은 파생상품을 포함해 가치평가방법에 대한 투자자의 이해가 어려운 상품으로서, 최대 원금손실 가능성이 20%~30% 이상인 상품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으로 규율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은행과 보험사는 고난도 사모펀드를 팔 수 없게 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증권사와 달리 은행은 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만큼 투자자를 오인시킬 수 있는 고위험상품 판매는 자제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체로 이번 방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회사 성격이나 주요 판매 상품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선 고난도 사모펀드에 투자하고자 하는 일부 고객이 증권사로 유입될 수 있어 긍정적으로 봤다. 다만 법인 영업 부문에선 주요 판매처인 은행이 제외되기 때문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안정적인 예적금 상품, 증권회사는 고위험의 금융투자상품으로 이원화하고 판매 관리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파생결합상품 수요로 증권업계의 이익이 늘 것"으로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금융지주 계열의 증권회사는 복합 점포에서 은행 고객들의 상품 수요를 증권에서 바로 받을 수 있어 반사 이익이 더 클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의 고객 성향이 확실히 다르고, 증권회사는 DLF 펀드 형태가 아닌 파생결합증권(DLS) 형태다 보니 고객 대이동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유입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인 영업 입장에서는 주요 판매처인 은행이 사실상 판매가 중단되면서 영업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증권회사에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방안으로 사모펀드에 치우쳐진 펀드 시장이 공모로 전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모 운용사는 다소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사모 판매에 제한을 두면 자연스럽게 공모 펀드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업계 전체적으로 보면 사모 운용사는 부정적 영향이 큰 반면, 공모 운용사는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