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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금요일' 글로벌 증시 대폭락…출구는 어디에?

  • 2020.03.13(금) 11:30

美 증시 등 대공황 버금가는 패닉장세
통화 완화보다 재정 부양이 더 효과적

코로나 쇼크로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대폭락하며 전 세계가 패닉에 빠졌다. 밤사이 '검은 목요일'에 이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잔인한 피의 금요일을 맞고 있다.

밤사이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완화 패키지를 내놨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위기를 대공황 당시에 준하는 상황으로까지 가정하면서 통화정책과 함께 대규모 재정정책 공조가 뒤따라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 美 증시, 1987년 이후 최대 낙폭

밤사이 미국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99% 떨어진 2만1200.6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와 나스닥도 나란히 9% 이상 급락했다.

미국 증시가 10% 이상 주저앉은 것은 1987년 10월 19일 블랙 먼데이 이후 처음이다. 당시 미국 증시는 밸류에이션이 높았던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물이 중첩되고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하면서 하루 만에 20%나 폭락한 바 있다.

12일(현지시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ECB 통화정책 회의에 대한 실망감으로 매물이 쏟아졌다. 특히나 향후 경기 침체를 부를 수 있는 미국의 유럽 봉쇄 조치가 충격파가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증시는 고점 대비 30%에 가까운 낙폭을 기록 중이며 최근 일주일간 18%나 빠지며 금융위기를 방불케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 최대 하락 폭은 리먼브라더스가 파산 보호 신청을 한 지 한 달 후로  2008년 10월 15일에 S&P500 지수가 9.0% 하락했었다.

메리츠증권은 "과거 7번의 대폭락이 있었는데 6번은 대공황 기간이며 다른 한 번은 1987년이었다"며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대공황과 같은 사례까지 대비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각국 부양 앞으로…통화보다 재정정책 절실

대공황에 버금갈지도 모르는 침체를 막기 위해 전 세계가 각종 부양 정책을 쏟아낼 전망이다. 우선은 선진국들이 적극적인 통화 부양에 나섰고 한국도 추가 금리 인하 등의 조치가 예상되고 있다.

밤사이 ECB가 통화완화 패키지를 내놓은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도 향후 회사채 매입이나 은행 유동성 공급 등 유동성 공급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대공황에 준하는 위기라면 통화정책과 함께 적극적인 재정 부양 정책이 필요하다는 공통적으로 조언이 나온다. 현재 통화정책 여력 자체가 크지 않다는 점도 부담으로 지목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완화 패키지를 발표했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며 "금리 인하 여력이 고갈되면서 비전통적인 수단을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DB금융투자도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필요시 추가 대응에 나설 수 있지만 각국 정보의 재정지출 확대가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언급한 부분에 주목하며 이달 중순 예정된 유로존 재무 장관 회의와 이달 말 예정된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의미한 조치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KB증권도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낮아지거나 독일과 미국의 대규모 재정정책이 나와야 시장 불안이 진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통화정책의 증시 방어 효력은 제한적이며 대규모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현금흐름을 강제적으로 창출하는 조치는 통화보다는 재정정책 쪽"이라며 "일부 국가에서 논의되고 있는 특별 감세,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도 가능한 방안"라고 말했다.

◇ 당장은 투심 회복 '난망'…"공포 과도" 평가 상존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지속되면서 투자 대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투자심리 회복까지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 이번 위기가 금융위기에 준할 경우 백약이 무효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단기간에 증시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공포심리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 기대도 여전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은 "정책 당국자들은 안일한 인식보다는 빠른 통화 및 재정 정책, 국제 공조를 행하는 중"이라면서도 "금융시장이 원하는 것은 실현 가능한 구체적 정책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주요국 정부의 통화 재정정책 공조화로 시장 변동성이 점차 축소되고 안정을 찾을 것"이라며 "유가 급락 등을 감안해 시클리컬 업종보다는 IT와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주도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대형주를 중심으로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자산 유입이 이어지면서 저점 도달 및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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