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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무너진 주가 띄워라…자사주 매입 '역대급'

  • 2020.04.13(월) 13:44

포스코 단번에 1조 투입, '최대 규모'
경영진도 나서…정의선 부회장 817억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주가 급락으로 주요 기업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역대급 자금을 투입하는 등 과감한 베팅이 눈길을 끈다.

급락장에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주주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기업 오너와 핵심 경영진 등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 나선 기업 수도 급격히 증가했다. 정부가 지난달 13일 시장안정조치를 통해 자사주 매입 한도 관련 규제를 풀어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포스코, 역대급 자사주 매입 '1조원'

포스코는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고 '주가 안정관리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조원 규모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삼성증권 등 3개 증권사와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이날(13일)부터 내년 4월12일까지 사들이기로 했다. 포스코가 자사주를 매입키로 한 것은 2007년 이후 13년만이다.

1조원의 매입 규모는 역대급이다. 앞서 2007년 매입 당시 보통주 262만주를 사들이기 위해 투입키로 한 자금 8893억원(실제 투입금 9782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포스코에 따르면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주가안정 등을 위해 총 3066만주를 취득했다. 2005년에는 1년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1061억원을 투입한 적이 있는데 이번과 같이 한번에 1조원의 대규모 자금을 들이기로 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취득할 주식 수는 약 562만주(4월10일 종가기준 추정치)이며, 발행주식수 8712만주 가운데 6.4%에 해당한다.

포스코가 모처럼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포스코 주가는 지난달 23일 올 들어 최저점인 13만8000원까지 하락했다.

이는 2004년 6월23일 이후 16년만에 최저가다. 최근 주가가 반등하면서 18만원대로 회복하긴 했으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여전히 0.3배에 불과하다. PBR은 주가를 주당 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1을 밑돌면 저평가되어 있다는 의미다.

◇ 코로나 여파에 자사주 매입 줄이어 

주요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LG상사는 지난 3일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 2004년 이후 16년만이다. 매입 금액을 기준으로 지분율 28.4%에 해당하는 대규모 매입이다.

LG상사 주가는 지난달 23일 장중 한때 올해 최저가인 6590원까지 떨어졌으나 이달 3일 장 종료후 자사주 취득 공시가 나간 이후 급반등, 1만3000원대로 올라선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20일 468억원을 들여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발표했다. 보통주 1300만주(주당 3600원 기준)를 앞으로 석달간 장내에서 매입해 소각키로 했는데 이는 유통 주식수 대비 약 2.4%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달 19일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장중 한때 연중 최저치인 3505원으로 액면가(5000원)에 못 미치는 금액으로 떨어졌다. 자사주 매입 공시가 나간 이후 주가가 반등, 최근 5000원대로 회복됐다.

◇ 올 들어 358개사 자사주 취득 '최대' 

코로나19 충격으로 증시가 휘청인 가운데 이들 기업과 같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곳들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3월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상장사는 358개사다. 이는 2012년 이후 최고치였던 2018년 334개를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자사주 매입을 신고한 상장기업은 253개였다.

지난달에 한국타이어와 SK증권, 롯데손해보험 등이 자사주를 매입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한샘과 LG상사 등이 동참하고 있다.

기업 임원들도 자사주 매입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 올리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329개 기업의 임원 및 주요주주가 장내매수를 통한 지분 취득을 신고했다.

이 가운데 206개 기업은 대표이사와 사장 등 대표성을 지닌 임원 및 지분율 10% 이상 주주인 것으로 집계됐다.

규모 면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매입액이 단연 크다. 정 부회장은 지난달 한달 동안 다섯차례에 걸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각각 58만주, 30만주 사들였다. 투입한 금액은 각각 406억원, 411억원으로 총 817억원에 달한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과 같은 하락장에서의 자사주 매입 결정은 경영진의 주가 안정화 의지나 기업 실적 및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임원 및 주요 주주들이 주가 급락을 이용해 지분을 취득하는 모습도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달 13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시장안정조치도 자사주 취득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에서 자사주 취득을 신고한 기업은 3월 제도완화 발표 이전인 12일까지 16개에 불과했으나 13일 이후 3월말까지 70개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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