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이 추진하는 7조원 규모 미국 내 15개 호텔 인수 건이 계약 상대방과의 소송전으로 번지고 있다.
호텔 매도자인 중국 안방보험이 미국 법원에 계약 이행 소송을 제기했는데 미래에셋 측도 맞소송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2~3년간 지리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중국 보험회사 안방은 전날 미국 델라웨어주 법원에 미래에셋을 상대로 호텔 인수계약 이행 완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미래에셋은 작년 9월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9개 주요 도시에 분포되어 있는 고급 호텔 및 리조트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금은 58억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7조원이다.
미래에셋은 이 가운데 10%인 7000억원을 계약금으로 납부한 상태다. 나머지는 현지 투자은행 등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경색되면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자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계약은 4월 17일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미래에셋은 기한 내 잔금을 내지 못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상황이 바뀌었으니 딜 관련 환경변화에 따른 조건 등을 변경하자고 서로 의견을 조율하다 안방 측이 계약을 이행하라고 소송을 진행한 것"이라며 "호텔 인수 자금 조달이 어려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안방 측이 해결하지 못한 귀책 사유가 있어 이에 대해 맞소송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맞소송으로 이어지면 몇년간 법적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호텔 인수가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또한 계약 파기로 이어진다면 계약금 7000억원의 반환 소송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반환 소송을 통해 계약금 일부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작년 9월 중국 안방과 미국 내 15개 호텔과 리조트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자산 대부분은 5성급으로 뉴욕,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등 9개 도시에 고루 분포해 있다.
이번 딜은 58억달러, 우리 돈 7조원 규모로 해외 대체투자 자기자본 투자로는 국내 최대 수준이다. 블랙스톤과 브룩필드, GIC, 호스트호텔즈앤드리조트 등 글로벌 투자자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