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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주 펀드 '순항' 이어질까…삼성전자 따라 '맑음'

  • 2020.08.04(화) 17:13

최근 3개월 수익률 비교적 '쏠쏠'…관건은 삼전 주가 향배
디램 가격 하락 전환 부담 요소…약달러·외국인 귀환 호재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 기조를 보이면서 이를 비중 있게 담고 있는 삼성그룹주 펀드도 들썩이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해 연금형 펀드까지 지난 3월 코로나19로 촉발된 급락장 이후 준수한 수익률을 올리는 중이다.

삼성그룹주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만큼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따라 수익률 향배가 결정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분석이 이어지면서 그룹주 전반에도 온기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 최근 3개월 수익률 '합격점'

최근 들어 ETF를 비롯해 연금형 펀드 등 삼성전자를 담고 있는 그룹주 펀드들의 조용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위 말하는 '대박'은 아니어도 합격점을 줄만하다는 평가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5월 이후 종가 기준 약 17.73% 오르며 전고점에 다가서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하면서 이를 담고 있는 상품들의 수익률도 점차 개선되는 모양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 운용하는 'KINDEX 삼성그룹섹터가중' ETF는 포트폴리오에 삼성전자를 26%이상 담고 있다.

즉, 이 상품에 유입된 전체 투자액의 5분의 1 이상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데 사용된 셈이다. 전장 기준 해당 상품의 시가총액이 556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145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이 이 상품 안에 담겨있다.

따라서 펀드 수익률의 경우 삼성전자 주가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코로나19 여파로 장이 붕괴됐던 3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해당 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도 20% 고지를 넘보고 있는데 5월4일 이후 지난 3일까지 수익률은 16.90%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을 비슷한 규모로 담고 있는 'KODEX 삼성그룹' ETF도 최근 3개월 수확이 쏠쏠한 편이다. 해당 상품은 포트폴리오 내 삼성전자 비중이 25.88%로 이 기간 수익률이 14.15% 선이다.

ETF뿐 아니라 연금형 펀드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비중이 약 22.00%인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1(주식)(C-W)의 경우 13.18%, IBK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주식]A는 12.66%를 기록 중이다.

◇ 그룹주 향후 수익률 삼성전자가 좌우

이런 가운데 이미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구가하고 있는 펀드들의 추가 상승 여부는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장 관계자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불안 요소도 확실한 만큼 추격 매수나 펀드 가입을 고려한다면 객관적인 분석이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우선 삼성전자의 가시적인 부담 요소는 디램(DRAM) 가격의 하락 전환이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143.1달러(한화 약 17만8700원)를 유지하던 서버용 디램 고정가격이 지난달 134.0달러(한화 약 16만940원)를 기록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디램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이익에서 비교적 높은 기여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삼성전자가 기록한 8조1463억원 규모의 영업이익 중 반도체에서만 5조4300억원의 이익을 올렸다. 50%를 훌쩍 넘는 수치다.

5조4300억원의 영업이익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5조2230억원으로 97%를 육박하는데 이 메모리 반도체 내에서도 디램이 3조5890억원, 또 다른 축인 낸드플래시가 1조6270억원으로 디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디램 가격의 하락 전환은 악재성 소식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미 주가에 반영된 이슈라며 업황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메모리 가격의 약세 가능성과 여전한 매크로 불안감은 부담 요인이지만, 이는 상반기 내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내년 메모리 수급의 개선 가능성과 추가 성장의 기회 요인에 대한 고민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내놓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6만7000원에서 7만6000원으로 상향 설정했고, DB금융투자도 6만5000원에서 7만2000원, 이베스트투자증권도 6만6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조정했다. 

◇ 약달러도 삼성전자에 도움…전망 긍정적

이와 함께 지속되는 달러화 약세 환경도 삼성전자의 주가 상방에 대한 압력을 완화해주는 요소로 거론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관점에서 신흥국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다만, 성장 가능성이 큰 국가 및 업종에 한해 제한적으로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로 인한 유동성의 수혜는 신흥국 내에서도 성장의 가시성이 높은 국가, 업종 중심으로 '차별화' 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며 "한국은 신흥국 내 향후 이익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라고 전망했다.

이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보이는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 수급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내내 26조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들은 7월 들어 매수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지난달에만 삼성전자 주식을 3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개별 종목이 아닌 전체 주식시장에서 900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따라서 향후 우호적인 시장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한층 커진 만큼 실적 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단기 급등 피로도에 따른 주가 조정을 비중 확대의 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예정돼 있던 디램 추가 증설 분이 내년 상반기 말로 대거 미뤄지는 등 향후 업황 개선 가능성을 더욱 더 높이기 시작했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주가 조정이 나타날 수있겠으나, 이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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