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재테크에서 짠테크는 영원한 진리다. 짠테크는 '인색하다'는 의미를 갖는 '짜다'와 '재테크'를 합친 말로 적은 돈을 투자해 목돈을 만드는 재테크 신조어다.
대개 짠테크는 적금이나 잔돈 모으기 등 저축 형태가 대부분이지만 지난해 동학개미 열풍이 불면서 각종 금융투자 상품을 짠테크 형식으로 투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소액을 펀드나 부동산에 투자하거나 해외 주식을 1000원 단위로 쪼개 사는 것은 물론 금융상품권 등을 통해 본인은 물론 누군가에 소액 투자 기회를 선사할 수 있다.
◇ 펀드·부동산까지 잔돈 투자
짠테크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는 평소 무심코 그냥 두는 잔돈 모으기다. 과거엔 저금통에 동전을 저축했지만 요즘엔 동전을 거의 쓰지 않을뿐더러 실제 동전의 경우 집에서 뒹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대신 모바일 결제 등을 해서 남는 잔돈을 차곡차곡 모아주는 서비스가 많아졌다. 토스의 '잔돈 저축', 카카오뱅크의 '저금통'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적금에 더 나아가 소액으로 펀드에도 투자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동전 모으기 펀드는 자투리 동전을 모아 펀드에 투자해 준다. 천원 미만의 잔돈을 알아서 계산해 지정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펀드는 총 5가지로 글로벌 4차산업부터 국내외 채권까지 선택지가 비교적 다양하다.
키움똑똑한4차산업혁명ETF분할매수펀드, 삼성믿음직한사계절EMP펀드, 미래에셋합리적인AI글로벌모멘텀펀드, 한화쏠쏠한대한민국채권펀드, 미래에셋영리한글로벌채권펀드 등이다. 카카오페이는 동전 모으기 외에 카카오페이 결제 후 알 모으기를 통해 제공되는 소액의 리워드를 이들 펀드에 투자할 수 있다.
신한카드 역시 결제 후 남은 잔돈을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자동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IBK기업은행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부동산 상품에 대한 소액 투자도 가능하다. 카카오페이에서 피플펀드나 테라펀딩 등의 부동산 담보 상품에 투자하는 형식인데 주로 아파트에 투자한다. 이 상품의 경우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를 개설한 후 1만원부터 투자가 가능하다.
◇ 1000원으로 해외 주주 되기 가능
해외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미국 주식을 소액 투자할 수 있는 트레이딩시스템도 다양해졌다. 한국투자증권의 모바일 해외주식투자 서비스인 '미니스탁'은 최소 1000원 단위로 미국 주식 주문이 가능하다. 소수점으로 나눠 거래할 수 있어 적은 돈으로 비싼 해외 주식도 보유할 수 있다. 미니스탁의 경우 알기 쉽고 간편한 형태가 인기를 끌면서 최근 가입자가 500만 명을 넘어섰다.
신한금융투자 역시 소액으로 해외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소수점투자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환전 없이 1만원 단위부터 투자할 수 있다. 신한 알파 앱에서 해외 소수점 메뉴를 통해 사용 가능하고 핀테크 기업 티클도 신한금융투자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해외 주식 소수점 투자를 제공하고 있다.
단, 이들 투자 앱은 투자 방법이 손쉽지만 유의할 부분도 있다. 증권사 트레이딩시스템에서 직접 거래하는 것과 달리 예약해서 구매하는 형태인 만큼 매수 가격을 정할 수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더 비싼 가격으로 주식을 사게 될 수 있는 셈이다. 주로 인지도가 높은 종목이나 대형주만 매매가 가능하고 요즘 투자가 늘고 있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는 매수할 수 없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 금융상품 투자하고 기프티콘도 얻는 '상테크'
금융상품권을 통해 재테크를 하는 이른바 '상테크'도 가능해졌다. 금융상품권은 온라인으로 펀드나 주식, 발행어음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권으로 선물로 주고받을 수 있다.
지난해 3월 한국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5만원 권 온라인 금융상품권을 출시해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중에는 KB증권이 형태가 조금 다른 금융투자상품 쿠폰을 판매할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금융상품권의 경우 상품권을 앱에 등록해 발행어음과 국내외 주식을 매수할 수 있다. 금융상품권 투자 페이지에서 투자할 수 있는 발행어음의 경우 최소 금액이 월 10만원이다.
지난해부터 금융상품권 등록 고객을 대상으로 편의점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어 나름 추가 수익 기회도 제공한다. 1만원 이상 타사 이체 입금이나 국내외 주식 1주 이상 매수 체결 시 편의점에서 쓸 수 있는 소액의 모바일상품권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짠테크가 단순히 은행 적금이나 포인트를 쌓는 방식에서 여러 소액 금융상품이나 직접 투자로 다양해지고 있다"며 "저금리로 재테크가 갈수록 쉽지 않아지면서 2030 세대들이 이를 주도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