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만의 공매도 재개로 인한 충격에 출렁였던 국내 증시가 일단 진정세로 접어든 가운데 다음 주에는 국내 기업공개(IPO) 역사에 한 획을 그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드디어 정식 데뷔전을 치른다.
지난 3월 먼저 증시에 입성한 SK바이오사이언스에 이은 '대어'의 출현에 증권가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과연 투자자들의 간절한 기대처럼 '따상' 또는 '따따상'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 SKIET, 11일 코스피 상장…'상한가 직행' 여부 관심
오는 11일 코스피 시장에 첫 선을 보이는 SKIET는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물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최고 품질의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을 생산하는 글로벌 톱-티어(Top-tier) 소재 솔루션 기업이다.
SKIET는 IPO 과정에서 흥행 대박을 터뜨리며 숱한 화제를 뿌렸다. 지난달 22~2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사상 최고 경쟁률인 1883대 1을 기록하더니 뒤이어 28~29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 청약에선 80조5366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또다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갖고 있던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역대급 IPO를 통해 증시에 데뷔하는 만큼 시장의 관심 역시 크다. 투자자들은 내심 SKIET가 따상(상장 후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시작해 상한가)을 넘어 따따상(상장 후 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시작해 이틀 연속 상한가)까지 가길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SKIET의 상장 당일 유통 주식 비율이 전체 발행 주식의 15% 수준으로 많지 않다는 점에서 상장 직후 주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보고 있다. SKIET보다 먼저 상장해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SK바이오팜의 유통 주식 비율은 약 13%, 상장 당일 따상을 기록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통 비율은 약 12%였다.
상장이 임박해지자 SKIET의 적정 주가 가치에 대한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업체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40~120배까지 넓게 분포된 상황에서 SKIET의 적정 가치는 다른 업체 대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SKIET의 자본력과 시설투자(CAPEX) 진입 장벽, 원가 구조 등을 고려할 때 목표가 14만8000원(시가총액 10조6000억원)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SKIET의 성공적인 데뷔 여부는 뒤따라 상장에 나서는 씨앤씨인터내셔널과 샘씨엔에스, 에이치피오, 삼영에스앤씨, 제주맥주 등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막바지 어닝시즌…조기 금리 인상론 경계감도
어느새 1분기 어닝시즌도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국내 주요 기업들과 글로벌 핵심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이 대부분 공개된 가운데 실적 전망 상향은 계속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1분기 실적 추정치가 존재하는 코스피 259개 기업 중 106개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실제 금액 합산 실적은 예상치를 9.4% 웃돌았고 종목 수로도 68%의 기업이 전망치보다 나은 실적을 내놨다.
특히 경제 활동 정상화에 대한 기대로 호텔레저와 철강, 에너지, 화학, 운송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이익 추정치 상승폭이 크다. 이는 국내외 증시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주 국내에선 CJ제일제당과 엔씨소프트, KT, 한화솔루션, LG유플러스, 신세계, SK이노베이션, LG, SK, 넷마블 등의 실적을 주목할 만하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경제가 과열되지 않기 위해선 금리가 다소 높아질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불거진 조기 금리 인상론이 국내외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옐런 장관의 발언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을 시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지금의 연준은 경제가 완전히 정상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긴축은 없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고 판단했다. 옐런 장관의 발언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아닌 시장금리 상승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